창작의 자유 VS 디테일 고증 의무… 사극에 대한 갑론을박
창작의 자유 VS 디테일 고증 의무… 사극에 대한 갑론을박
  • 김민지 인턴기자
  • 승인 2022.11.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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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사극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를 지나, 2010년대 주춤했던 사극이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tvN ‘슈룹’ 등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사극의 트렌드는 변화된 가치관을 반영하고,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퓨전 사극 등이 흥행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일부 역사학자들이 '슈룹'을 향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상의 세계관 속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작품이 역사적 사실과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넷플릭스로 공개되는 과정을 두고 '슈룹'의 고증이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퓨전 사극의 표현법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슈룹은’ 허구의 이야기지만 조선의 배경을 가져다 쓴 것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중국 사극체 등 고증 논란이 연달아 불거지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초래됐다. '슈룹' 2회에서 황귀인(옥자연)의 대사 중 '물귀원주'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자막이 중국어 자막으로 표기됐다. 이어 중전 화령이 왕 이호의 침전을 찾는 신에서는 '태화전'이라는 현판이 담겼는데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청나라 시절 자금성 정전의 이름으로 쓰이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이에 tvN 관계자는 본지에 "물귀원주 자막실수는 시청자분들의 지적 덕분에 빠르게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다만 태화전의 '태화'의 경우 신라시대 연호, 고려시대 학당 등 유교문화권에서 좋은 뜻으로 널리 사용되던 단어"라고 해명을 내놓았다.

다만 중국 사극체가 등장한다는 지적은 거듭 이어지고 있다. 중국풍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편한 기색이 드라마 자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5회분에서 중전 화령(김혜수)이 "아직 본궁의 말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대목이 문제시됐다. 일부 팬들은 본궁이라는 단어가 사극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단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실제로 극중 중전이 자신을 지칭할 때 '본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낯선 것도 사실이다.

이는 SBS '조선구마사'가 낳은 역사 왜곡 논란으로 직결된다. 논란으로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 사건은 대중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사소한 디테일에서 비롯되는 고증 논란은 보통 드라마 전체로 번지기 일쑤였다.

상상력을 기반한 창작물에 대한 비판이 늘 긍정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어느 정도 선에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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