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조작 논란, 무주택자 인터뷰? 알고보니 9억원대 아파트 소유자

2020-02-13     양경모 기자

[스타인뉴스 양경모 기자] 인터뷰 조작 논란에 휘말린 MBC 시사 프로그램 ‘PD 수첩’이 이를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문 역시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PD수첩’은 지난 11일 방송된 ‘2020 집값에 대하여 3부’ 편에서 서울 용산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20대 주부 김모씨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 상승으로 인한 무주택자의 고민을 다룬 해당 방송에서 김씨는 “이 집을 샀으면 1억2000만원이 올랐을 텐데…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저희 가진 돈 합쳐서 샀으면”이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김씨를 무주택자로 소개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는 것으로 묘사한 만큼 시청자들이 오인하기 충분한 상황이었다.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씨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9억원대 아파트 소유자라고 반박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12일 “김씨가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면서 “김씨가 선금만 지불했을 뿐 등기가 이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아파트가 노출될 경우 계약이 파기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계약 사실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결국 김씨가 아파트 매수자임을 인지했지만 새로운 인터뷰이를 찾기보다 김씨의 요청에 따라 이를 편집했음을 인정하는 부분이다.

제작진은 “결과적으로 계약 체결 사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또 어렵게 인터뷰를 해주신 김씨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제작진의 해명 역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씨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PD수첩에서 연락이 와 밀레니엄 세대 부동산 관련 인터뷰를 했고 제가 ○○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것은 특정짓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자고 했다”며 “그런데 방금 피디님한테 다시 전화가 와 밀레니엄 세대의 부동산 고민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줬다며 특정 아파트를 매수했다는 부분은 편집할 테니 모자이크 처리하지 말고 방송에 나가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털어놓은 대화내용이 캡처됐다.

김씨의 요청에 따라 편집한 게 아니라 제작진이 먼저 편집을 요구한 정황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PD수첩’은 이같은 의혹에 별다른 해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