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이다영 학폭 논란 이후 배구계 '학폭 미투' 줄이어
[스타인뉴스 양경모 기자] 여자프로배구단 흥국생명 소속 쌍둥이 선수 이재영, 이다영으로 시작된 배구계의 학교 폭력 폭로, 이른바 '학폭 미투'가 사회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지난 10일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역 배구선수에게 과거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송명근, 심경섭 선수의 학교 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작성자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피해자는 당시 두 선수로부터 급소를 가격받아 고환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후 두 선수는 피해자에게 "부X 터진놈"이라고 놀리고, 선수의 부모는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고 가해 선수를 두둔했다.
논란이 일자 송명근, 심경섭 선수는 다음날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해 사과를 했다고 했다. 또 남자프로배구단 OK금융그룹도 소속 선수 송명근, 심경섭의 고교 재학 당시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송명근, 심경섭 선수의 폭로가 전해진 다음날, 또 다른 여자 배구선수의 학교폭력 가해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현역 배구선수와 중학교 시절 함께 운동을 했으나, 그의 괴롭힘으로 운동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 따르면 해당 선수는 피해자에게 '머리 박기'를 시키고, 눈물, 콧물, 침, 오줌 등으로 바가지를 채우게 하는 등의 폭력을 가했다.
누리꾼들은 해당 누리꾼이 밝힌 중학교 재학 시기, 당시 선수 명단 등을 토대로 A선수를 가해 선수로 지목했으나, A선수와 소속 구단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배구계 '학폭 미투'는 16일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여자배구단의 신입선수에게 과거 학교 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B선수의 성씨와 소속 구단의 첫글자를 밝혔다.
작성자는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B선수에게 심각한 언어폭력 및 가스라이팅 등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을 지난 8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B선수 구단 측에 알렸으나, 구단은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의 답변을 내놨다고 했다. 또 이 과정에서 B선수의 부모로부터 "딸이 배구를 그만두면 너의 마음이 편하겠니"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배구계 '학폭 미투'가 이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자신의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줄이었다.
지난 15일에는 한 누리꾼이 20여년 전 학교 폭력의 중심에 있던 한 가해자가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경찰로 근무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누리꾼들은 해당 경찰이 근무하는 경찰서에 민원을 넣으라고 조언했으나, 이 누리꾼은 너무 오래된 일이라 증거가 없다며 자신의 트라우마를 홀로 감내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90년대 초반에 서울의 한 중학교의 태권도부였다는 한 누리꾼도 이날 당시 자신에게 학교 폭력을 가한 가해자가 태권도 관장으로 지내고 있다는 글을 올리며 과거 기억을 떠올렸고, 현직 교육감 자녀에게 20여년 전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누리꾼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 누리꾼은 "학폭 폭로자들이 부럽다"며 얼굴 알려진 유명인을 가해자로 둔 사람들이 부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유명인이 학교폭력 가해자인 경우 폭로를 통해 뒤늦게라도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할 수 있지만, 일반인 가해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