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박근혜 마케팅'으로 승부수? "그분에게 항상 감사하다"
[스타인뉴스 이상백 기자]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36)이 이른바 당심을 잡기 위해 박근혜 마케팅에 나서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전 최고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컴퓨터와 씨름하던 나를 사람들과 씨름하는 곳으로 끌어내 준 그분에게 항상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프로그램을 만들던 2011년 12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만 26세의 자신을 비대위원으로 발탁, 정치권을 놀라게 한 일을 말한다.
이 전 최고는 "정치를 하면서 승부 의식이 생기는 지점은 내가 세운 가설을 내 손으로 마지막까지 검증해보고 싶을 때"라고 했다.
이어 "당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할당제를 없애는 방법으로 오히려 남녀노소간의 불균형에 대한 불만을 잠재울 수 있고 고급 인재를 쓸어 담을 수 있다는 이 가설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수백차례 돌아간 사고실험이다"면서 "현실에서 이 시도를 완결하려면 당 대표 권한이 절박하다"고, 이를 위해 당 대표가 되어야겠다고 했다.
이 전 최고는 "2021년은 책 읽고 코딩하면서 평화롭게 쉬고 싶었다"면서 "사실 27살 이후 계획대로 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으니 이제 익숙하기만 하다'며 당 대표 선거 출마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을)생각해보면 다 나를 이 판에 끌어들인 그 분 때문이다"며 그분, 즉 자신을 정치판으로 이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고맙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최고는 "탄핵에 찬성한 유승민 의원 등과 당에서 떨어져 나오는 등 박 전 대통령과 완전 결별했지만 그래도 영입해 준 점은 분명 고마운 일이다"고 했다. 탄핵의 강을 분명히 건넜지만 자신을 불러준 일까지 외면하지 않겠다는 것.
이 전 최고위원이 이처럼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 표현을 한 것은 당원 투표 결과에 당 대표 선거 향방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예비경선(당원 50%, 여론 50%)과 본 경선(당원투표 70%, 여론 30%), 2단계로 진행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최고이지만 당심을 얻지 못한다면 뜻을 이룰 수 없다고 판단해 당심 잡기, 특히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권 당원 마음 얻기에 나선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거론한 것도 선거전략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