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해결성과가 보상받는 사회로… 사회적 가치, 대한민국 성장전략 돼야

2025-08-25     김가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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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사회적가치페스타’가 뜨거운 관심 속에 개막했다.

◇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국내 최대 행사, ‘2025 대한민국 사회적가치페스타’ 성황리에 개막

‘2025 대한민국 사회적가치페스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Designing the Sustainable Future)’를 주제로 기후위기, 저출생, 불평등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산·학의 협력과 대안 제시의 장으로 펼쳐졌다.

올해 행사는 첫해였던 지난해에 비해 전시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기간을 이틀로 늘려 개최된다. 전시부스 230여개, 판매부스 50여개가 마련돼 수만 명의 시민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회적가치연구원은 리더스 서밋, EPC 세션, 시민 참여형 부스를 연계 운영해 정책 제안부터 시장 모델 제시, 체험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회문제 해결 모델을 선보였다.

◇ 최태원 회장, “규제 중심 사회에서 성과 중심 사회로 전환해야”

25일 오후 진행된 개막식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 양극화, 저출생·고령화, 일자리 전환 등 복합적인 사회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문제를 만들어낸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해법을 만들 수 없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존의 규제와 벌 중심 접근이 아닌 성과를 낸 주체에게 더 많은 기회와 차별적 보상을 제공하는 사회적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간 SK가 추진해 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s) 실험을 사례로 제시하며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정교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며, 동시에 성과를 창출한 주체에게는 그 기여도에 따라 비례적이고 차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 시민사회, 정부 모두가 참여해 이러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회성과가 정당하게 평가되고 보상받는 사회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전략”이라고 말했다.

◇ 리더스 서밋, 사회적 가치 측정·시장화·글로벌 표준화 논의의 장

이어 열린 ‘리더스 서밋(Leaders Summit)’에서는 사회 각계 리더들이 모여 ‘사회문제 해결 성과 관리와 글로벌 동향’을 주제로 논의했다. 기조강연은 한양대학교 신현상 교수가 맡아 사회적 가치 측정이 필요한 이유와 최신 트렌드를 발표했다. 신 교수는 “사회문제 해결의 진정한 첫걸음은 측정”이라며 지표 개발, 기준 정립, 글로벌 호환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사례발표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 이케다 마사토 본부장이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 이니셔티브를, VBA 크리스티안 헬러 CEO가 사회적 가치 측정의 글로벌 기준 수립 사례를, HGI 남보현 대표가 사회적 기업 투자와 성과관리의 임팩트 극대화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리더스 서밋은 단순히 국내 논의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사회적 가치 생태계와의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확장됐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중국 대표 ICT 기업 텐센트(Tencent), 중국 사회적 기업 및 임팩트 투자 포럼(CSEIF*) 등 주요 리더들을 초청했으며, 이들은 한국 사회적 가치 생태계를 직접 경험하고 향후 협업 가능성을 논의하는 등 국제적 네트워크 확대의 계기가 됐다.

*CSEIF: China Social Enterprise and Impact Investing Forum

◇ 사회적가치연구원, 탄소중립 위한 해법 ‘EPC’ 제시… 제도화 논의 본격화

25일 오후 5시에는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주최한 세션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해법, EPC(Environmental Protection Credit)’가 개최됐다. 이 세션에서는 기존의 직접 탄소감축과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중심으로 하는 탄소감축제도를 보완하는 논의가 진행됐다.

EPC(환경보호크레딧)는 탄소 감축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게 미래의 탄소 감축 가치를 크레딧 형태로 미리 제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돕는 시스템이다.

이번 세션은 사회적가치연구원 정명은 실장이 모더레이터로 참여했고, 패널로는 김효은 대표(Global Industry Hub), 이종섭 교수(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윤세종 변호사(플랜 1.5), 이선경 대표(그린에토스랩), 박형건 부대표(Capture6), 진승우 팀장(기획재정부), 허승준 팀장(사회적가치연구원 EPC팀)이 함께했다.

세션은 두 파트로 나눠 진행됐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탄소시장 문제점과 EPC 개념을 설명하며 탄소시장 해법이 논의됐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EPC 실현 가능성을 제안하고 전환금융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패널들은 현재 탄소 감축 속도가 환경문제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로 ‘비용·프리미엄 문제’와 ‘미래 탄소가치 저평가’를 지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기술이 창출할 미래 환경성과에 대해 사전 인센티브(크레딧, 선투자, 선구매 등)를 제공하는 EPC 개념이 소개됐다.

또한 유럽의 규제 중심, 미국의 민간 중심 기후금융 사례와 함께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에너지 전환 분야 적용, 데이터 기반 전환크레딧 시장 육성 가능성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규제와 인센티브의 병행과 신뢰성 있는 인증체계, 민간 투자 연계가 EPC 성공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션에 참여한 한 패널은 탄소감축을 하는 모범 기업에는 프리미엄이, 감축을 외면하는 집단에는 명확한 비용이 부과되는 시장 구조가 필요하다며, 금융이 이러한 변화를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SPC’ 참여형 홍보부스 성황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이번 페스타 기간 동안 ‘The better, the more’라는 콘셉트 아래 SPC의 핵심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참여형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부스는 단순 전시를 넘어 시민들이 실제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보상받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관람객은 홍보부스의 가치카드를 뽑은 뒤 전시장 내 SPC 참여 기업 부스를 방문해 미션을 수행하고 미션 완료 시 제공되는 코인으로 자판기에서 굿즈로 교환하는 방식을 체험한다. 방문객들은 미션 수행을 통해 코인을 얻고, 이를 굿즈로 교환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이 창출할수록 더 큰 보상이 주어진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부스에는 정책 관계자, 청년 사회혁신가,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람객이 참여했다. 부스를 체험한 한 관람객은 제도를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 직접 느끼게 해주는 방식이 좋았다며, 이론이나 책이 아니라 몸으로 이해하게 되는 제도가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부스를 통해 SPC 제도 체험뿐만 아니라 실제 SPC 기업 소개와 활동 내용까지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 26일(화)까지 코엑스에서 축제 계속… 시민 참여 독려

사회적가치페스타는 26일(화) 18시까지 코엑스 C Hall에서 계속되며, 다양한 세션과 전시, 마켓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26일까지 홍보부스를 통해 SPC와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소개하고 시민과의 직접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회적가치연구원 나석권 대표는 “이번 사회적가치페스타는 사회적 가치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국내외 리더와 시민이 함께 확인한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간 SPC 실험을 통해 사회성과가 공정하게 측정·보상될 수 있음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는 글로벌 환경시장에서 EPC 보상·거래화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또한 “사회적가치연구원은 민관은 물론 국제 파트너와도 긴밀히 협력해 사회성과가 정당하게 보상받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