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브랜드 ‘2025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발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브랜드들이 성장의 주인공으로

2025-10-15     조원주 기자
‘인터브랜드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기업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2025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25)’를 발표했다.

올해 상위 100대 브랜드의 총 브랜드 가치는 3조6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4.4% 성장했다. 선두권 브랜드들은 평균성장률 대비 2~3배에 달하는 압도적 성과를 이룩하며 이른바 ‘슈퍼 리그(Super League)’를 구축했다. 이들의 핵심 경쟁력은 고객의 잠재적 니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제품 공급자를 넘어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한 데 있다. 제품 세일즈 차원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브랜드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한 결과다.

특히 올해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서는 전반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세 속에서도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관찰됐다. 역대 최고 수준의 가치 증가를 기록한 브랜드들과 12개 신규 진입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낸 반면, 일부 브랜드는 가치 하락을 경험했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한 브랜드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공지능(AI), 소비자와의 공감대 형성, 지속적 브랜드 투자 등 전략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립했다.

인터브랜드 글로벌 CEO 곤잘로 브루호(Gonzalo Brujó)는 “디지털 기반 서비스와 AI의 부상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브랜드 간 격차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하며 “변화(Disruption)는 글로벌 브랜드를 형성하는 핵심 동력이다. 산업 경계를 넘나들며 혁신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며, 장기적 브랜드 전략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승리하고 있다. 반면 과거의 유산에만 의존하는 브랜드들은 성장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평했다.

변화를 기회로 바꾼 브랜드들

2025년에는 급격한 시장 변화 속에서도 성장의 흐름을 정확히 포착한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엔비디아(15위)는 가장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브랜드 가치가 116% 상승하며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역사상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부터 게이머까지 이어지는 통합된 브랜드 경험을 통해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구축한 결과다.

미디어 플랫폼도 강세를 보였다. 유튜브(13위)는 61% 성장하며 크리에이터 수익구조를 확대했고, 넷플릭스(28위, +42%)는 스포츠 생중계로 영역을 넓혔다. 두 브랜드는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경제 구조를 만들었다. 인스타그램(8위)은 브랜드 가치가 27% 성장하며 처음으로 TOP 10에 진입했다. 커머스·브랜드 경험을 결합한 ‘이중 규모 확장력(dual scale advantage)’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모빌리티와 게임분야에서도 성공사례가 나왔다. 우버(64위, +38%)는 모빌리티를 넘어 물류·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진화했고, 닌텐도(53위, +35%)는 ‘스위치2’ 출시와 콘텐츠 IP 확장을 통해 콘솔 시장 리더십을 입증했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12개 신규 브랜드가 순위에 진입했다. 블랙록(31위)은 통합 브랜드 이미지와 탄탄한 재무 성장으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부킹닷컴(32위)은 여행 산업에서 ‘무엇이든 가능하게 하는 브랜드(Enabling Brand)’로 자리매김하며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다. 유니클로(47위)는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글로벌 확장으로 리테일 업계의 이례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나스닥(85위)과 쇼피파이(99위)는 각각 투자 생태계와 디지털 창업 생태계의 확산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부상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약진

디지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가장 큰 브랜드 가치 상승폭을 기록한 산업 중 하나다. 인스타그램은 브랜드 가치가 27% 상승하며 처음으로 TOP 10에 진입했다. 유튜브는 61% 증가해 13위에 올랐고, 넷플릭스는 42% 상승하며 10계단 오른 28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게임·스포츠·라이브 이벤트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유튜브(13위, +61%)는 인플루언서들이 브랜드와 협업하고 크리에이터로서 수익을 얻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유튜브로 하여금 새로운 경제 구조를 창출하고 광고 수익을 얻는 플랫폼으로서 강한 존재감을 자랑하게 만들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강세는 대형 브랜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를 보유한 아마존(3위, +7%)과 다양한 플랫폼을 포함한 디즈니(17위, -3%)가 대표적이다.

자동차 산업, 불확실성 속에서도 강력한 브랜드 존재감 유지

전기차(EV) 전환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자동차 산업은 복잡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강한 브랜드 회복력을 보였다. 가치가 가장 높은 자동차 브랜드는 토요타다. 2% 성장하며 6위를 유지했다. 메르세데스(10위)와 BMW(14위)는 10~15% 하락했지만 여전히 TOP 20 내에 머물렀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로 35% 하락하며 25위로 밀려났다. 중국의 BYD는 처음으로 90위에 신규 진입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는 페라리가 돋보였다. 패션, 액세서리, 라이선싱 등 럭셔리 라이프스타일로 브랜드의 영역을 확장한 결과, 브랜드 가치 17%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 브랜드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30위)와 기아(89위)는 일관된 브랜드 경험 구축과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를 통해 각각 7%, 5% 성장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터브랜드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 맨프레디 리카(Manfredi Ricca)는 자동차 산업의 격변에 대해 “BYD는 테슬라 이후 자동차 시장의 최대 변화 요인이다. 제품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이며, 유럽 시장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함과 동시에 “다만,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성장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럭셔리 산업, 희비 엇갈려

수년간 성장세를 이어오던 럭셔리 브랜드 시장은 2025년에 들어 명암이 갈렸다.

에르메스는 18% 상승하며 21위로 올랐다. 반면 루이비통은 5% 하락해 12위를 기록했다. 한때 상위권을 차지했던 구찌는 35% 하락하며 69위로 밀려나 TOP 50 순위에서 완전히 이탈했다. 샤넬은 8% 하락했지만 24위로 TOP 25 내 위치를 지켰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가격 인상이 중산층 소비자 이탈로 이어지며 럭셔리 산업 전반에 역풍(headwind)이 불고 있다.

엔비디아, 브랜드 역사상 최대 도약

엔비디아는 브랜드 가치가 116% 상승해 432억달러(15위)를 기록했다.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역사상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인터브랜드 글로벌 브랜드 이코노믹스 디렉터 그렉 실버맨(Greg Silverman)은 “엔비디아는 뛰어난 제품 마케팅과 생태계 내 절대적인 지배력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장기적인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으로 브랜드 가치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에 대해 “지금의 규모는 분명 의미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브랜드 전략이 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브랜드 내러티브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다시 한번 브랜드 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니클로, 리테일 업계의 이례적 성과

대부분의 리테일 브랜드가 어려움을 겪는 시대다. IKEA(35위)는 9%, H&M(68위)은 13% 하락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브랜드 가치 177억달러로 47위에 신규 진입했다. 지속적인 해외 시장 확장과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리테일 업계에서 보기 드문 성장 스토리를 만들었다.

성공한 브랜드들이 보여준 공통 전략

2025년의 승자들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다. 부킹닷컴(32위), 유니클로(47위), 몬스터(70위), 쇼피파이(99위) 등 신규 진입 브랜드는 고객의 특정 문제를 하나의 강점으로 해결했다. 지속적인 브랜드 투자가 경쟁 우위를 지키는 핵심이 될 것이다. 특히 쇼피파이의 진입은 의미가 크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창업이 확산되고, 소규모 사업자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변화를 보여준다.

그렉 실버맨 디렉터는 “2025년의 승자들은 변화(Disruption)를 기회로 보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은 전자상거래로 확장했고, 넷플릭스는 라이브 엔터테인먼트로 진출했으며, 페라리는 패션과 호스피탈리티로 영역을 넓혔다. 이들은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브랜드들의 꺾이지 않는 대담한 도전을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빛난 한국 브랜드의 저력

한국 기업들은 올해도 글로벌 무대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다.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은 혁신적인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5위를 지켰다. ‘기술 리더십(Technology Leadership)’을 확고히 하며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유지했다. 현대(30위)와 기아(89위)는 치열한 자동차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와 디자인 혁신이 주효했다. 특히 전동차 전략 및 PBV(Platform Beyond Vehicle)를 통한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으로 글로벌 존재감을 강화하며,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 Best Global Brands 2025, 성장하는 브랜드는 ‘공통점’이 있다 : 경험(Play), 기술(Tech), 그리고 미래(Future)로 확장되는 브랜드의 새로운 성장 공식

변화의 시대, 왜 어떤 브랜드는 성장하고 어떤 브랜드는 쇠퇴하는가

2025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순위는 그 어느 해보다 크게 요동쳤다. 기술 발전이 브랜드의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순위 변동폭이 전례 없이 커졌다. 브랜드의 경쟁력이 단기간에 급격히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양극단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변동성(Volatility)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상위 100대 브랜드의 전체 가치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3조600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상위권 브랜드들은 평균의 2~3배에 달하는 성장률로 ‘슈퍼 리그(Super League)’를 형성했다. 이들은 고객의 잠재 니즈를 파악하고 제품 세일즈 차원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브랜드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있다. 제품이 아닌 ‘경험’으로 성장하는 브랜드가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15위)가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는 더 이상 ‘그래픽 칩을 파는 회사’가 아니다. AI, 자율주행, 클라우드, 게임, 디자인 등 미래 산업 전 영역에서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그래픽 카드’ 대신 ‘엔비디아 생태계’를 경험한다. 그 결과, 브랜드는 기술력을 넘어 신뢰·혁신·가능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엔비디아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 대비 116% 상승했다.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역사상 최대 상승폭이다. 반면 과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던 일부 전통 브랜드들은 단기 성과 중심의 퍼포먼스 마케팅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경쟁 우위를 잃었다. AI·콘텐츠·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단기 캠페인 중심 전략만으로는 고객의 공감과 신뢰를 쌓기 어렵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그런 점에서 BYD(90위)의 행보는 브랜드 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BYD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실제 핵심은 따로 있다. BYD는 ‘전기차(EV)의 사회적 가치(Social Purpose)’를 내세워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며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고객 자산(Customer Capital)을 쌓았다. 오늘날 브랜드 가치는 매출보다 ‘고객과의 관계를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설계했는가’로 결정된다. AI와 연결성이 촉발한 새로운 경쟁 구도에서 브랜드는 더 이상 기존 산업 카테고리 안에서만 싸우지 않는다. 인간의 욕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무대(Arena)’를 창조하며, 그 무대에서 성장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경험(Play), 즐기는 브랜드가 성장한다

이번 2025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서는 놀이·여가·문화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인스타그램(8위), 유튜브(13위), 넷플릭스(28위), 닌텐도(53위), 유니클로(47위), 부킹닷컴(32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과 여가를 연결하는 ‘Play Arena’를 만들었다.

‘아레나(Arena)’란 인터브랜드가 제시한 개념으로, 브랜드가 기존의 산업 구분(예: 패션,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벗어나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Core Human Needs)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어떤 제품을 파는가’가 아니라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가’를 기준으로 브랜드의 성장 방향을 정의한다. 실제로 브랜드를 여러 아레나에 걸쳐 운영할 때 하나의 카테고리에만 집중하는 브랜드보다 평균 35%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디어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은 경쟁 방식을 바꿨다. 과거에는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낮추는 ‘규모의 경제(Returns to Scale)’에 먼저 도달하는 브랜드가 승자였다. 지금은 ‘고객이 브랜드 경험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얼마나 자주 상호작용하느냐’가 핵심이 됐다. ‘고객 규모(Customer Scale)’에 집중할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인스타그램(8위)은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어 개인 취향 중심 경험을 만들었다. 유튜브(13위)는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참여를 유도하고 몰입의 기회를 확장했다. 넷플릭스(28위)는 스포츠와 라이브 콘텐츠로 영역을 넓혀 시청 시간을 늘렸다. 닌텐도(53위)는 스위치2 출시로 세대를 연결하는 놀이의 장을 다시 열었다. 유니클로(47위)는 편안함과 기능성을 결합해 ‘입는 경험(LifeWear)’을 문화로 만들었다. 부킹닷컴(32위)은 단순 예약 플랫폼을 넘어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브랜드(Enabling Brand)’로 자리매김했다. 핵심은 간단하다. 고객 접점을 무작정 늘리는 대신 브랜드 안에서 더 오래 머무르게 만드는 전략이다. ‘Play Arena’에 속한 브랜드들은 제품이 아닌 경험의 가치로 성장하고 있다.

기술(Tech), 모든 산업이 IT 브랜드가 되는 시대

2025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산업은 기술(Technology)이었다. 15개 기술 브랜드 중 14개 브랜드가 성장했다. AI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점유율을 잃은 인텔(Intel)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중요한 사실은 기술의 성장이 더 이상 전통적인 IT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AI와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모든 산업이 기술 브랜드로 변모하고 있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삼성 같은 대표 기술 브랜드들이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성장하는 동안 유통·패션·모빌리티·여가 분야에서도 기술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브랜드 경험 안에 녹여냈는지가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됐다.

현대(30위)와 기아(89위)는 전동화와 PBV(Platform Beyond Vehicle)를 통한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디지털 공간’을 만들었다. 넷플릭스(28위)와 유튜브(13위)는 AI 추천과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로 몰입의 방식을 새롭게 정의했다.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경험의 핵심으로 만든 셈이다. 쇼피파이(99위)의 신규 진입도 의미가 크다. 디지털 창업이 일상화되고, 소규모 사업자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변화를 상징한다.

결론은 명확하다. 오늘날 기술 산업의 성장은 AI를 개발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AI를 받아들이는 브랜드, 즉 기술로 고객의 삶을 연결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브랜드에서 비롯된다. IT는 더 이상 하나의 산업이 아니다. 모든 브랜드가 균형 있게 받아들여야 하는 새로운 경쟁의 기준이자 성장의 언어다.

미래(Future), 산업 경계를 허물고 성장 인프라를 설계하다

2025년 랭킹에서 새롭게 떠오른 흐름이 있다. ‘미래 산업 브랜드(Future Industry Brands)’의 화려한 등장이다. GE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 44위),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65위), BYD(90위) 등은 첨단 기술과 미래 투자를 중심으로 산업의 경계를 재편하며, 새로운 성장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GE Aerospace(44위)는 회사 분할을 계기로 항공우주·디지털 솔루션 중심의 순수 기술 기업으로 거듭났다.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65위)은 그간 전통적인 비즈니스 활동에서 벗어나 에너지 효율과 산업 자동화를 결합해 시대의 필요 가치인 탈탄소화와 기술 혁신을 동시에 실현하는 새로운 산업 표준을 만들고 있다. BYD(90위)는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과 명확한 브랜드 목적(Purpose)으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시장의 중심에 섰다.

미래 산업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기술·데이터·지속가능성’을 성장의 삼각축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단순한 제조기업이나 기술회사가 아니라 산업의 경계를 허물며 미래 인프라를 설계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