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 주원-오연서, 차태현-전지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2017-05-30     김은영 기자

[스타인뉴스 김은영 기자]SBS 새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연출 오진석)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감독 곽재용)을 원작으로 한다. 엽기적인 '그녀'와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골자로 하지만 조선시대로 옮겨와 사극을 표명하며 차별점을 뒀다.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엽기적인 그녀' 하이라이트는 원작 영화의 색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극에서 사극으로 장르가 변경돼 원작의 색은 상당부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원작을 토대로 접근했기 때문. 연출을 맡은 오진석PD는 "기술적으로 원작과 다르게 피해갔을 수도 있는데 작가나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구설도 있을 수 있고 원작을 따라한 것 아니냐는 지점도 있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몇몇 상황들을 차용한 탓에 정면돌파를 선택, 정공법으로 원작을 토대로 했음을 밝히고 접근한 것. 오진석PD는 "'엽기적인 그녀'는 워낙 재미있는 영화를 떠나 클래식이 된 작품이다. 원전으로 두면서 다른 제목으로 피해간다는건 쉽지 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원작과 장르적 차별점을 두고 시작하는 만큼 색다른 재미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 문제는 원작 인기의 토대가 된 주인공 캐릭터들을 어떻게 살려내느냐이다. '엽기적인 그녀'는 설정만 두고 보면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 물일 수 있지만 이 작품이 오진석PD의 말대로 '로코의 클래식'이 된 배경에는 차태현 전지현이 연기한 견우와 그녀라는 캐릭터에 있다.

차태현이 연기한 견우는 평범한 대학생, 어수룩해 '그녀'에게 맨날 당하기만 하는 보통 남자다. 하지만 미워할 수 없고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순정남이다. 주변에 흔히 있을 것 같아 친숙하지만 흔하지 않아 더욱 매력있는 인물로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다.

'엽기적인 그녀'의 헤로인 '그녀'는 이 영화의 인기를 하드캐리한 캐릭터다. 전지현은 이전 한국 영화에서 그려졌던 여주인공 캐릭터의 전형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그녀로 분해 엽기적이지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성 캐릭터를 완성했다.

차태현에게도 전지현에게도 '엽기적인 그녀' 속 견우와 그녀는 인생캐릭터로 꼽힌다. 주원과 오연서는 내로라하는 두 선배의 인생 캐릭터를 넘어 자신만의 매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주원이 연기하는 견우는 차태현의 견우와 180도 다른 인물이다. 차태현의 견우가 어눌하고 평범했다면 주원이 연기하는 견우는 모든 것이 완벽해 '조선의 국보'라 불리는 인물이다. 까칠하고 자존감 높은 견우를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차태현과 친분이 두터운 주원은 "'엽기적인 그녀'를 하기로 한 후 차태현 형과 연락을 했다. 내가 생각해도 영화 속 견우와 내가 맡은 견우는 성격 차이가 너무 크다"며 "형이 '드라마의 견우가 어떻든 너와 견우가 잘 어울릴 것 같고 잘 될 것 같다'고 응원해줬다"고 밝혔다.

오연서는 전지현의 그녀보다 한층 더 망가지며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 오연서는 "전지현 선배님이 하셨던 역할을 내가 다시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다는 말은 거짓말인 것 같다"면서도 "사실 우리 드라마는 모티브를 따왔고 시대가 아예 다르다. 에피소드를 따온 것이지 성격은 다르다. 혜명공주는 전지현 선배님이 하신 '그녀'보다 훨씬 더 노골적인 것 같다. 조금 더 망가지기도 많이 망가지고 감정의 폭도 더 큰 것 같다. 선배님이 영화에 아름답게 나오셨다면 나는 조금 더 엽기적인 쪽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진석PD는 "코미디가 여배우에게 힘들다. 망가질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실제로 몸도 많이 쓴다. 그런 면에서 연서씨는 놀라울 만큼 코미디에 헌신하는 여배우였다. 두 사람의 케미는 공격수와 수비수 역할이 있는 것 같다. 코미디를 잘 던져도 상대가 못 받아주면 균형이 깨지는데 주원은 던지는 공격수는 아니다. 그런데 아무렇게나 던져도 기술적으로 잘 받아주는 역할이 좋았다"고 두 사람의 케미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동갑케미'를 자신한 주원과 오연서가 원작 영화 속 차태현, 전지현의 캐릭터를 지우고 자신들만의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설득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