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뉴스 양경모 기자] 여야는 23일 전두환씨 사망 소식에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전씨가 사과와 참회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반면, 국민의힘은 전씨의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조문은 인간적 도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자연인으로서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지만, 대통령을 지낸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군사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후 8년을 철권통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한 참회도 없었다"며 "참으로 아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광주가 지역구인 조오섭 선대위 대변인은 "아무런 사과도 없고 진실 규명에 대해 왜곡만 하고 반성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며 "화가 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전씨가)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느냐"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반성하고 사죄하면 좋았을 텐데, 광주시민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군대를 동원해서 국민들을 학살했는데도, 야당의 후보는 정치를 잘했다는 얘기를 하는 현실이 정말로 슬프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전씨의 죽음은 죽음조차 유죄"라고 비판했다. 여영국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정질서를 유린한 군사쿠데타 범죄자 전씨가 역사적 심판과 사법적 심판이 끝나기도 전에 사망했다"고 적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문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엄청난 사건의 주역이라는 점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면서도 "인간적으로는 돌아가신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사에 좋든 싫든 많은 논란을 벌였던 분이고 한국사의 한 장면을 기록했던 분"이라며 "개인적으로 조문하는 것이 인간으로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투병 중 이날 오전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90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