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은 창작 뮤지컬로, 미야자와 겐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우주를 달리는 은하철도가 작품의 주 배경이며, 우주 공간을 표현하는 다양한 배경과 조명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동화 같은 넘버와 별자리 속 담긴 신화 이야기,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이야기가 어우러져 마음을 허무는 작품이기도 하다.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조반니가 마음의 문을 닫고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며 힘겹게 살고 있을 때, 7년 만에 캄파넬라가 그를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년인 조반니 역에는 박정원, 김리현, 정지우 배우가, 조반니의 하나뿐인 친구 캄파넬라 역에는 정상윤, 윤승우, 박좌헌 배우가 캐스팅되었다. 두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 등장하는 2인극이지만 여러 인물들을 연기하는 작품이다. 특히, 캄파넬라 역 같은 경우에는 캄파넬로, 캄파넬리, 캄파넬루 등 여러 캐릭터를 표현한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정은 삶과 닮아있다. 누군가는 나보다 먼저 기차에 타 있고, 누군가는 나보다 먼저 내리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인연과 옆자리에 앉아 가기도 한다. 내릴 예정이 없던 곳에 정차해 머무르기도 하고, 한 역, 한 역 지나칠 때마다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고, 잊고 있던 것들을 마주하며 성장하게 된다. 그렇게 도착한 마지막 역에 내려서 보게 된 것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무엇일 것이고, 그런 여정이 삶과 비슷할 것이다.
조반니가 은하철도를 타고 거쳐온 은하들과 그 속에 담긴 신화들은 갇혀있던 현실에서 조반니를 꺼내고, 그가 한 걸음 더 성장하도록 돕는다. 삶의 모든 여정이 그러하듯, 우주 공간을 달리는 열차 속에서 조반니가 웃고, 울고, 즐거워하고, 괴로워하며 결국 도달한 것은 과거를 딛고 성장해 내딛는 걸음이었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 가장 깊고, 그러나 가까운 곳에는 은하의 끝이 존재한다.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것이 그곳에 있기도 하고,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것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작품은 우주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빌려 우리에게 현실을 살아낼 힘을 준다. 변하지 않는 현실에서 빛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내 안에 있는 빛을 발견하는 것임을 조반니와 캄파넬라를 보며 우리는 깨닫게 된다.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은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1월 30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