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최초로 10주년 돌파한 ‘런닝맨’, 그 장수 비결은?
SBS 예능 최초로 10주년 돌파한 ‘런닝맨’, 그 장수 비결은?
  • 김가현 인턴기자
  • 승인 2020.07.15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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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BS 런닝맨 공식 홈페이지
출처: SBS 런닝맨 공식 홈페이지

[스타인뉴스 김가현 인턴기자] 2010년 7월부터 방영한 SBS 대표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지난 12일 방송된 런닝맨 511회는 “괴도 런닝맨의 도발”이라는 제목으로 방송 일부분을 생방송으로 진행하여, ‘시청자가 참여하는 추리극’이라는 특별한 포맷을 선보였다.

런닝맨 멤버들이 집사, 변호사, 형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적인 직업군으로 변신해 상황극을 펼친 사전 촬영분을 보고, 금괴를 노리는 괴도 2명을 멤버 내에서 찾아내는 것이 미션으로 주어졌다. 해당 미션은 시청자들도 문자 투표를 통해 추리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런닝맨 측은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기도 했다.

13일 시청률 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런닝맨 10주년 특별 생방송은 최고 시청률 6.3%를 기록했다.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은 10주년 특집으로 적절한 포맷이었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이날 진행된 문자 투표에는 무려 23만명이 참여하는 등 런닝맨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과 관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런닝맨’은 멤버들의 독보적인 캐릭터와 역동적인 게임 플레이를 볼 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하지만 관찰 예능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은 대세가 아니다. 출연진들이 컨셉을 잡아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재미를 주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러한 포맷을 선호하던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젊은 시청자들이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를 소비하면서 TV를 떠나게 된 것이 원인 중 하나다. 이렇게 주 시청자 계층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그들의 니즈(needs)에 맞게 옛날 스타들을 출연시키고, 그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형식으로 예능 포맷이 변화된 것이다.

런닝맨 역시 이러한 사회 흐름의 영향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시청률 하락, 멤버 교체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국내에서 옛날만큼의 인기를 얻고 있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런닝맨은 방송 중인 국내 예능 중 최대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이달 9일 기준으로 ‘런닝맨’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팔로워 수는 220만명이다. 특히 런닝맨은 해외에서도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데, 2017년부터 해외를 중심으로 팬미팅을 진행하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런닝맨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할 수 까닭은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중요한 요소들을 제대로 팔로우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멤버들 간의 케미’다. 이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특히나 중요시되는 부분이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예능 ‘무한도전’이 케미가 좋았던 기존의 멤버들이 하차하게 되면서 종영의 길을 걸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런닝맨 역시 멤버교체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런닝맨 멤버들의 케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유재석은 리더로서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고, 하하는 센스있는 멘트와 행동으로, 이광수는 특유의 억울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으로 재미를 더한다. 새 멤버로 투입된 전소민과 양세찬도 저마다의 개성 있는 캐릭터로 프로그램에 잘 스며들면서, 8명의 멤버들은 편안하고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런닝맨은 계속해서 창의적인 미션과 벌칙들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이름표 떼기’나 ‘방울 숨바꼭질’ 등 초기 런닝맨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게임요소들이 사라지기도 했다. 프로그램이 기존의 형식을 오래 유지하면, “질리니까 형식 좀 바꿔라”라는 반응과 “원래 형식이 더 재밌을 것”이라며 변화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반응이 모두 나타난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다른 형식의 게임으로 대체되면 된다. 이를 위해 런닝맨 출연진과 제작진은 끊임없이 노력한다. 제작진이 매회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독특한 상황을 설정해주면, 출연진들은 주어진 상황에 몰입하여 연기한다. 동맹과 배신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반전과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리얼 버라이어티만이 줄 수 있는 다양한 재미요소를 잘 뽑아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청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두터운 팬층을 유지하고 있는 것 역시 런닝맨의 장수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10주년 특집에서 행해진 문자투표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을 즉석에서 섭외하거나, 직접 시청자들을 방송 현장에 초대하여 함께 녹화를 진행하면서 런닝맨은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힌다. 또한 이들은 2017년부터 6개국의 7개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5만여명의 해외 팬들을 만나왔고, 작년에는 ‘런닝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9주년 기념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이렇게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팬미팅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프로그램에 더 큰 애정과 유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문자투표 등을 기반으로 시청자가 방송 제작 과정에 참여하고 제작자와 시청자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있는 시대에, 런닝맨은 시청자들의 참여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런닝맨은 한류 스타, 한식, 한국의 장소를 방송에 자연스럽게 노출하며 한류 문화를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방영 이래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고 늘 견고했던 것은 아니지만, 많은 고비를 넘기면서 SBS 최장수 예능프로그램으로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꾸준히 일요일의 웃음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이 되어 ‘리얼 버라이어티’의 명성을 이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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