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으로 가방에 붙이는 스티커. 쿠자쿠건 누가 봐도 멋졌고 내건 촌스러움의 극치를 달렸다. 스티커 붙이는 센스가 인생의 센스이기도 한 거다."
"무엇을 해도 스파이라고 생각하니 두근거린다.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하게 사는 거다."

[스타인뉴스 이주빈 인턴기자] 그 누구보다 평범하고 지루한 삶을 사는 스즈메, 그녀를 필요로 하는 건 그녀가 매일 밥을 챙겨주는 거북이밖에 없다. 외국 근무 중인 그녀의 남편은 집에 전화하면 항상 스즈메에 대한 이야기보다 거북이에게 밥을 주었는가에만 관심이 있다. 스즈메는 화장실에서 할머니에게 밀침당하며 기다리던 버스가 자기를 지나쳐가며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감 없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그러다 자신이 점점 희미해져 사라질까 봐 걱정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즈메가 집에 가는 도중에 100개의 계단 난간에서 손톱보다 작은 스파이 모집 공고를 보고 스파이가 될 결심을 한다. 그녀가 찾아간 스파이는 자신들이 '어떤 나라'의 스파이라고 주장하며 그들은 스즈메같은 평범한 사람이야말로 스파이를 해야 한다고 설득해 활동자금 5000만엔을 주며 일본의 스파이가 되라고 한다. 스즈메는 스파이답게 눈에 띄지 않게 아주 평범하게 살아가라는 지시를 받는다. 전과 다를 것이 없는 일상인데 자기가 스파이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왜인지 평범하게 행동하려고 할수록 주위의 시선을 모으게 된다. 그렇게 스파이 임무를 수행하며 평범하게 사는 도중에 최후의 미션이 내려지고 임무 도중 동료 스파이들은 벙커로 들어가고 스즈메는 남으라고 한다. 남아서 일상으로 돌아간 스즈메는 평범한 스티커로 꾸며진 가방을 들고 자신의 비범한 친구 쿠자쿠를 찾아 떠난다.
스즈메의 오랜 친구인 쿠자쿠는 스즈메와 정반대되는 성격을 지녔다. 화려하고 눈에 띄는 삶, 비범함 등. 그래서 스즈메는 쿠자쿠를 얄밉게 생각하기도 하고 부러워하며 동경한다. 그러다 그물당기기 행사에서 만난 쿠자쿠는 스즈메에 비해서 자기 인생이 별거 아닌 것 같다며 스즈메가 부럽다고 말을 한다. 의아해하는 스즈메에게 오히려 이것저것 많이 하다 보면 살아가는 의미를 알 수 없게 돼버린다는 말을 남기곤 해외로떠나버린다. 이후 스즈메는 쿠자쿠를 찾아갔다가 쿠자쿠가 해외로 떠나기 위해 사채를 썼다는 걸 알게 되며 자기가 동경하던 삶은 사실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일상과 이상, 평범과 비범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별거 없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 한다. 영화 속에는 대비되는 이미지로 평범한 스즈메와 비범한 쿠자쿠가 나온다. 당신은 반복되는 삶이 지겹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일상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다. 마치 어느 때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스파이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해진 스즈메처럼 말이다. 이 영화는 보는 내내 폭소는 아니어도 스즈메의 엉뚱한 행동, 스파이 미션 수행 과정 등으로 소소한 작은 웃음을 자아낸다. 또 컬러감있는 옷과 아기자기하게 귀여운 세트, 소품까지 보는 눈이 즐거워지는 작품이다. 또 우에노 주리와 아오이 유우를 함께 볼 수 있으며 잔잔한 일본의 시골 마을을 비추는 화면이 예뻐서 어쩌면 일본 여행을 꿈꾸게 될지도 모른다.
평범해도 괜찮다. 오히려 그 평범함을 다른 사람은 비범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평범함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달린 것이다. 마치 당연히 느리다고 생각하는 거북이가 가만히 오래 보고 있으면 빨리 헤엄친다는 것과 같이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왓챠플레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