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꿈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2017)
[리뷰] 꿈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2017)
  • 장은송 인턴기자
  • 승인 2020.03.25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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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공식 포스터
/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공식 포스터

◆ 어릴 적 인연이 성인이 되어서도, 꿈으로 이어진 탄탄한 전개 스토리

 [스타인뉴스 장은송 인턴기자] 제일 처음 예지몽을 꾼 남홍주(배수지 분), 그리고 홍주의 집 앞에 오면서 예지몽을 꾸게 된 정재찬(이종석 분), 재찬 덕분에 큰 교통사고에서 벗어난 뒤부터 예지몽을 꾸게 된 한우탁(정해인 분). 셋은 자기들만 예지몽을 꾸는 데에 이유가 있을 거라며 공통점을 찾습니다. 첫 번째는 88년생 용띠라는 점, 두 번째는 요거트 뚜껑을 핥아먹는다는 점(사실 이건 대한민국 상위 N% 아니고서는 다 그렇지 않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목숨 값을 빚진 적이 있다는 점. 특히 홍주와 재찬은 어릴 때 탈영병에게 아빠를 잃었다는 공통점으로 이미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둘 다 기억을 못 하지만요. 특히 제일 소름이 돋았던 건 애꿎은 사람들을 죽였다는 죄책감 때문에 자살하려다 홍주와 재찬이 살린 탈영병의 형은 훗날 먼 미래에 말석 검사 재찬을 도와주는 계장이 됩니다. 최계장(김원해)은 끝까지 숨기려고 하려다 들켰지만요. 심지어 본인의 옆에 재찬이 있으면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날 살려준 사람의 앞날을 보면서 나도 그 사람을 도울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까요?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피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미래를 우리가 정말 바꿀 수 있을까요?

◆ 검사라는 남자 주인공 직업 특성상 다양한 법정 에피소드

정재찬 역의 이종석은 등장인물 소개에서도 보다시피 검사입니다. 그래서 홍주와 재찬이 얽힌 운명이 주라면, 부수적으로는 재찬이 맡은 사건들을 매 회마다 에피소드를 넣는데요. 가정폭력, 타살처럼 보였던 자살, 억울하게 살인자로 몰린 연쇄 살인마, 교수의 제자 폭력 등등 다양한 소재로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일들을 드라마 속에서 법정 판결까지의 검사 시점으로 보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잠시 로스쿨을 알아볼까 진지하게 고민이 들 정도로요. 그래서 피해자 혹은 피의자로 특별 출연을 하는 특급 배우들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가정 폭력 회차에서는 김소현 배우가, 보험금을 노리고 동생들을 살인한 범인으로는 SBS 추리 예능 '미추리'에서도 활약을 보였던 강기영 배우 등등. 사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법이 솜방망이라고 다들 그러죠. 저도 이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검사 뭐 하냐, 제대로 조사한 거 맞냐. 그건 재판 과정들을 잘 몰랐을 때 이야기지만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사실 얼마나 많은 검사나 변호사와 관련된 사람들이 제각각 양심에 따라 맡은 일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법의 사각지대를 빠져나가는 범죄자들이 아주 못된 거죠.

◆ 단짠단짠의 정석, 초반에는 남녀 주인공의 수치플로 후반부로 가서는 눈물 펑펑

​사실 제가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보게 된 계기는 한 커뮤니티에 남홍주 역의 배수지 배우님이 욕실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나와 털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랑 썸을 타고 있는 재찬이와 눈이 마주치는, 아주 수치스러운 장면이 캡쳐되어 올라온 적이 있는데 너무 코믹스러운 게 제 취향이었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1화를 봤는데 웬걸, 위에 저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1화부터 코믹스럽게 만나는 재찬이와 홍주. 특히 저는 좀 여자 주인공이라고 내숭 떤다거나 남자 주인공에 의탁하는 흔한 캐릭터 말고 그런 성격이 좋거든요. 통통 튀는 성격. 홍주는 그뿐만 아닙니다. 검사들이 모인 회식 자리에서든, 자기 사수가 있는 회의 자리에서든 자기가 할 말은 하는 전형적인 사이다 캐릭터에 기자라는 직업까지. 만능캐입니다. 하지만 이 기자라는 직업은 자기의 지독한 운명과도 얽혀져 있죠. 예지몽을 꾸는 홍주는 자기가 기자 일을 하면서 죽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을 포기하고 잠시 엄마 가게에서 일을 돕는데 점점 재찬이와 우탁이를 만나면서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복직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때, 딸을 가장 사랑하고 걱정하는 엄마랑 대립을 하는데 기자의 일을 계속하면 딸이 죽기에 막을 수밖에 없는 엄마의 심정이 이해도 가서 어쩔 수도 없고. 이 드라마에서 눈물 버튼은 홍주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인 것 같아요. 앞에서는 틱틱거리고 홍주랑 티키타카가 쩔지만 뒤에서는 제 딸이 가장 최고인. 또 하나의 눈물샘 폭발은 바로 최계장님. "자책은 짧게, 기억은 오래오래"라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가장 명대사를 남기고 시청자들의 눈물을 뽑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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