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판을 끝까지 지켜봅시다, 연극 '보도지침'
이 재판을 끝까지 지켜봅시다, 연극 '보도지침'
  • 고유진 인턴기자
  • 승인 2021.09.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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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보도지침' 포스터
연극 '보도지침' 포스터

연극 '보도지침'이 2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1986년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월간 '말'지에 위로부터 내려오는 '보도지침'을 폭로한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실존 인물과 대응하는 배역을 구성하여 무대 위에서 그 날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 내용은 현재 보도지침 사건을 재판 중인 재판장과 과거 연극 동아리를 함께 하던 시절을 오가며 전개된다. 이 작품은 지철과 정배의 폭로 기자회견으로 시작되는데, 실제 기자회견장처럼 객석에서 그 장면을 찍을 수 있어 극의 몰입감을 더해준다. 

보도지침을 폭로한 김주혁 역에는 오종혁, 임병근, 김지철 배우가, 월간독백에 보도지침 폭로를 실은 김정배 역에는 김찬호, 박유덕, 장유상 배우가, 변호사인 황승욱 역에는 구준모, 김건호 배우가, 검사인 최돈결 역에는 장민수, 김찬종 배우가, 판사인 송원달 역에는 조영규, 이지현 배우가 캐스팅 되었다. 또, 멀티로 재판 방청인, 동아리 선배, 편집 국장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남자 역에는 김현준, 임진구 배우가, 멀티로 재판 방청인, 동아리 선배, 대한일보 직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여자 역에는 문현정, 조한나 배우가 캐스팅 되었다.

누구나 정보를 생산할 수 있고, 또 어디서든 정보를 향유할 수 있는 시대에 이 극이 다소 쌩뚱맞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정보가 정말 '검열'로부터 자유로운지, 강압적인 방식이 아닌 다른 형태로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극 중에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나는 너희들의 침묵에 침묵했다. 너희는 내 침묵에 침묵하지 마라. 계속 목소리를 내라." 이것이 이 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목소리를 낸 자들이 외롭게 홀로 걸어가지 않도록, 또 그 뒤를 이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더해주는 일. 우리가 이 재판을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연극 '보도지침'은 대학로 TOM 극장 2관에서 11월 14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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