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뉴스 이광우 기자]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와 조현수(30)씨가 공개수배 17일 만에 검거됨에 따라 이들의 혐의 입증과 도피 과정에 관한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 과거 의문사한 이씨의 전 남자친구에 대한 수사도 병행될 예정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조씨는 이날 경기도 일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경 합동 검거팀에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2019년 6월 30일 이씨의 남편인 A씨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 절벽에서 다이빙하도록 강요,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가평경찰서는 A씨에 대한 타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으나, 같은해 10월 유족의 지인이 이들이 보험금을 노리고 A씨를 살해했다고 제보해 재수사가 진행됐다.
이후 경찰을 거쳐 지난해 2월 인천지검이 재수사에 나섰고, 검찰은 이들이 A씨 명의의 생명 보험금 8억원을 위해 수영을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도록 강요하고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날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이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2일 내로 청구할 계획이다. 또 이들이 범행을 사전 계획했고 고의적으로 구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 아울러 해당 건 이전부터 A씨에게 복어 피를 먹이거나 낚시터에 고의로 빠뜨리는 등 살인미수 혐의에 관한 조사도 병행한다.
경찰은 태국에서 의문사한 이씨의 옛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 남자친구 B씨는 지난 2014년 7월 이씨와 태국 파타야 인근 산호섬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사망했으며, 현지에선 익사로 처리된 바 있다.
이씨 일행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조사를 받던 중 잠적해 4개월 넘게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검거됐다. 이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중 확보된 증거를 의식해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전면 재수사에 나섰고 9개월간 이들의 집, 사고 현장, 관련자 30여명 등을 조사했다. 또 계좌를 추적하고 통화내역을 확보했다.
이후 이날 오전 이씨는 아버지를 통해 자수 의사를 밝혔고, 현장 위치를 전달받은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A씨와 관련한 사건을 단순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안미현(사법연수원 41기) 검사는 전날 SNS를 통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경찰의 내사 종결 의견에 대해 의견대로 내사 종결할 것을 지휘했다. 저의 무능으로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