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유희열 비판 "유혹에 빠질 확률 많아...도덕적 해이"
김태원, 유희열 비판 "유혹에 빠질 확률 많아...도덕적 해이"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2.07.0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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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이채원 기자] 그룹 부활의 멤버 가수 김태원과 음악평론가 임진모가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5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 직접 출연해 최근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활의 여러 노래를 직접 작곡한 김태원은 "아이러니하다"며 참담해 했다. 그는 "표절을 하려면 멜로디를 한 두개 바꾼다. 그러면 표절하려는 의도가 보이고 흑심이 보인다. 그런데 들어보니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과) 8마디가 똑같았다. 흐트러짐 없이 딱 그거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희열이 워낙 스타덤에 오래 있었다. 히트하면 작곡가에게 곡 문의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온다"며 "가슴 아파서 하는 이야기지만, 유혹에 빠질 확률이 많다"고 말했다.

김태원은 "잘못하신 건 뭐냐면, 애초에 옛날부터 곡들이 얘기가 오르내리는데 병이라면 치료되기 전에 방관을 (한 것이 아닌가). 이 분이 굉장히 고독한 상황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문제가 이야기된 적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넘어가면 되는 걸로 돼 있다.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유희열씨도 아주 사심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 영향을 받아 그렇다'는 사실 작가로서 핑계도 안 된다. 그런사람 이런사람 있다고 생각하면 별 것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직접 후배니까"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임진모는 유희열이 훌륭한 곡을 쓴 뛰어난 작곡가라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도 "유희열 작곡가를 두고 일각에서는 누구와 흡사하다는 이야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바로 지적이 되고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임진모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희열씨는 작곡 전공을 하신 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사건이 터졌다는 건 객관적으로 양심이다, 의도다, 이야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납득이 안 가는 것이다. 충분히 알 사람인데 이렇게 된 것은, 이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 싶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임진모는 "이번에 사건이 터지고 (유희열이) 사과를 했고 재차 사과를 했다. (내용을 보면) 메인 테마의 유사성을 인정하고 있다. 메인 테마의 유사성을 인정하면 사실 양쪽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쳤을 때는 거의 표절로 (인정)된다. 인정하고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표절의 경우 동종업계 종사자인 피해자가 '저 사람이 표절했다' 하기 곤란하고 음악하는 사람들끼리 양해하기도 한다면서도 "류이치 사카모토가 뭐라고 이야기했냐면,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말은 비슷하긴 한데 베낀 건 아닌 것 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그걸로 표절로 관련된 논란은 끝난 것"이라고 짚었다.

임진모는 "표절은 친고죄이기에 가해자 피해자의 상호 이야기, 사건이다. 네티즌이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그렇게 이야기를 해줬지만 사후 처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태원은 또 "(표절 문제에서) 곡 4~5분 전체를 들어보면 전체 느낌이 오듯 사실 전체를 들어야 한다. 멜로디 두마디 이런 건 큰 의미가 없다. 유희열씨가 고백한 대로, 사카모토 류이치 노래를 너무 좋아했고 전체를 옮긴 거다. 음악이 묻고 말아야 하는데 들어가버린 거다. 마디 수로 표절을 결정하고 그런 것이 지금까지의 예였는데, 그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처음 (표절 논란이 인) 곡을 들었다. 생각을 많이 했다. 저는 4마디 정도가 퀸의 노래가 같은데 음악 전체를 들으면 전혀 다르다. 그건 우연히 겹친 거다. 그런데 꼬리를 물고 늘어지면, 그리고 엔딩을 그렇게 하면 다소 의도적일 수 있다"고도 털어놨다.

임진모는 표절 문제에 엄격하고도 까다로운 해외 사례를 예로 들면서 "여태까지 음악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아티스트, 뮤지션이 이랬다는 실망감이 높은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잘 터졌다고 생각한다"고 작심하고 말했다. 김태원 또한 잘 터졌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고 거들었다.

임진모는 "한 곡을 만들어내는데 얼마나 엄격해야하는지 일깨워주고 경종을 울린다고 생각한다"며 "특급 작곡가가 세 곡이 연달아(표절 논란이) 터졌다. 한 아티스트의 신뢰가 무너진 것은 사실이고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K팝 이미지에도 손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가 볼 때는 반박이나 변명이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솔직한 이야기로. 작곡가들에게 재출발의 상황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희열은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 9월 공개한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유희열은 지난 달 14일 SNS에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동의하게 됐다"며 사과했으며 류이치 사카모토 또한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이후에도 유희열의 표절 논란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유희열이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한 '내가 켜지는 시간'이 엔니오 모리꼬네의 원곡을 사카모토 류이치가 피아노로 편곡한 '1900'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무한도전'의 '자유로 가요제' 특집을 통해 공개한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 등, 성시경에게 준 '해피 버스데이 투 유' 등이 각각 퍼블릭 어나운스먼트 '보디 범핀', 안전지대의 멤버 타마키 코지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 등을 표절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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