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팬이 사로잡은 K-POP 시장, 스트리밍·앨범 판매까지 책임진다
여성 팬이 사로잡은 K-POP 시장, 스트리밍·앨범 판매까지 책임진다
  • 김민지 인턴기자
  • 승인 2022.09.07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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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부대·오빠부대는 옛말, ‘걸그룹 팬덤’ 성별 교체
걸그룹 음원·앨범 구입, 여성이 과반 넘겨

과거 걸그룹 팬덤은 ‘삼촌 팬’ ‘오빠 팬’으로 대변되었다. 그러나 최근 동향을 보면 성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걸그룹의 음원과 앨범 구매 통계는 남성 보다 여성 비율이 더 높음을 보여준다. 5일 기준 지니뮤직 일간 차트 1위부터 10위까지는 전부 걸그룹 음악이 차지했다. 과거 보이그룹의 전유물과 같았던 엄청난 앨범 판매량은, 에스파, 블랙핑크, 트와이스, 있지(ITZY) 등 앨범 판매량 100만장을 넘기며 걸그룹의 앨범 판매 화력도 보이그룹 못지 않게 되었다. 이와 같은 걸그룹들의 선전에는 여성 팬들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걸그룹 음악, 여성이 더 많이 소비한다.

음원 플랫폼 지니 뮤직에 최근 3개월(6월 1일~8월 29일) 일간 차트 상위권에 머물렀던 걸그룹 앨범 스트리밍 이용자 성별 비율을 분석해 본 결과, 여성이 과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실물 앨범 구매자 성별도 마찬가지로 여성이 더 높은 양상을 보였다. 5일 알라딘 음반 구매 페이지를 통해 분석한 아이브의 신보 ‘애프터 라이크’ 앨범(포토북 유형)의 구매자 중 여성 비율은 72.1%였다. 연령대별 분석에선 40대 여성(29.5%)과 10대 여성(20.2%)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도 달라졌다. 과거 2010년대 전후 인기를 끈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등 걸 그룹 팬덤은 주로 ‘삼촌팬’ 혹은 ‘오빠팬’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걸 그룹 팬 중엔 스스로 ‘이모팬’ ‘언니팬’을 자처하는 이가 많다. ‘이모팬’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남성 아이돌을 좋아하는 여성 팬들이 쓰던 말이지만 최근에는 10대 걸그룹 멤버들을 좋아하고, 동시에 앨범 구매력이 뛰어난 30대 이상 여성 팬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주로 걸그룹 멤버들을 ‘갓기(God+아기)’라고 부르며 “우리 갓기는 워낙 뛰어나니 그저 활동만 열심히 해. 할미가 앨범 열심히 살게”라고 말하는 식이다.

◇ 걸그룹 음악·굿즈도 변화

걸그룹들의 활동 양상과 음악도 이에 맞춰 변모하고 있다. 과거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섹시함, 청순함 등을 앞세운 댄스음악 걸그룹이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당당한 여성과 걸크러시 이미지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앞세운 걸그룹이 늘고 있다. 후크송이 유행했던 과거와 달리 음악 장르 역시 팝펑크(여자아이들), 복고풍 R&B(뉴진스), 저음을 강점으로 삼는 하우스 댄스음악(아이브) 등 다양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요즘 걸그룹은 “Look at you/넌 못 감당해 날(여자아이들 ‘톰보이’)”을 노래하며 변화하는 시대 배경을 반영하여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걸그룹 굿즈에서도 여성 취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걸그룹 뉴진스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데뷔 기념 팝업스토어를 열어 일명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 쓸 수 있는 스티커, 앨범 보관용 핸드백 등 과거 감성을 가져온 굿즈를 대거 선보였고, 1만7000여 명을 끌어모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과거에도 지금도 아이돌 시장의 주 소비 계층이 ‘여성’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과거 남자 아이돌에 집중되었던 팬덤이 ‘취향’과 ‘선망’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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