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기획자는 정년퇴임이라는 개념이 있을까?
연예 기획자는 정년퇴임이라는 개념이 있을까?
  • 한재훈
  • 승인 2017.03.27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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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 한재훈의 연예계 스토리 2]

 

가끔 인터넷에 질문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이런 질문이 되게 많이 보인다. ‘연예 기획자는 정년퇴임이라는 게 있나요’, 혹은 ‘매니저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나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연예 기획자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이 들어서까지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오래 하기만 하면 다른 웬만한 직업들보다 정년퇴임이 늦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연예 기획자라는 직업이 오래 하기 어려운 직업인 것은 사실이다. 한 번 연예계, 즉 기획사로 들어오게 되면 중간에 그만두고 다른 일로 빠지는 사람이 되게 많다. 그리고 오래 근무하지 않고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옮기는 사람도 되게 많다.

 

보수나 복지가 좋은 직업은 아니기에 기획사에서 기획사로의 이동이 되게 빈번하다. 더 좋은 복지의 회사를 찾아 옮기는 경우가 되게 많다. 한 기획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니, 10년도 길고 7~8년 넘게 계신 분도 찾기 힘들다. 내가 아는 분들만 봐도 한 회사에만 계셨던 분들은 별로 없다.

 

예를 들면, 지금 걸그룹 ‘에이프릴’을 관리하고 계시는 소속사 실장님은 예전 ‘라붐’ 소속사에 계셨던 분이고, 예전 ‘오마이걸’ 매니저이셨던 분 중 한 분은 지금 ‘천둥’의 소속사에, ‘B1A4’ 매니저이셨던 한 분은 ‘레이디스 코드’ 소속사에 근무하신다. 이런 분들이 되게 많다.

 

그리고 연예 기획사 자체가 중간에 빠져나가는 사람은 많은데, 채용은 30살 미만을 주로 하다 보니 나이 많은 사람이 중간에 신입 사원으로 새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이 없다. 그래서 보면 기획사 직원들이 나이대가 비교적 젊은 곳이 있고, 비교적 많은 곳도 있다. 물론 경력,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은 곳이라고 다 잘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기획사 채용 정보가 나와 있는 사이트 중 하나인 '매니저잡'.
연예 기획사 채용 정보가 나와 있는 사이트 중 하나인 '매니저잡' 메인 화면.

 

한 기획사 안에서 일하면 직급이 어느 정도 되지 않는 이상, 다른 기획사 직원을 만나고 대화를 나눌 정도까지의 기회가 별로 없다. 그래서 기획사쪽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인맥이나 소통망이 따로 있는 것은 맞지만, 기획사에서 일한다고 모두를 안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가 아는 분 중에서 기획사에서 일하는 가장 나이 많으신 분이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이사님(67세)이신 것 같다. 사실 그 이상의 나이 대이신 분은 본 적이 없다.

 

실제 예를 들면 W**엔터의 대표님과 이사님이 40대 중후반, SM에 계시다가 지금 S**엔터 대표를 맡고 계신 분은 40대 초반, L**컴퍼니 정 이사님도 40대, M**엔터 김 이사님이 50대 정도 되시는데, 이사까지 올라가는 데 빠르면 30대에도 가는 경우가 있지만 보통 40대면 충분히 가는 경우가 있다. 쉽지는 않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이사. ⓒ 이수만(SM엔터테인먼트)

 

정년퇴임이라는 개념은 없지만, 나이가 들면 보통 어느 정도 되는 직책까지 올라가신 분들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종종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사를 새로 차리시는 분들도 계시다. 현재 등록된 기획사가 천 개가 넘는 걸 봤을 때 성공할 확률은 낮지만, 나이가 들어서까지 직원으로서 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개인적인 주관이 섞인) 결론은 ‘연예 기획자’라는 직업은 정해진 정년퇴임 나이는 없지만, 안정적으로 기획사에서 오래 일하기는 힘든 직업이다. 더군다나 60대가 넘어가면 높은 직급이거나 경력이 많지 않으면 힘들거나 견디기 힘든 것도 맞는 얘기라 생각한다. ‘연예 기획자’라는 직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신중히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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