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갈곳이 없어요" 한국에서 고통받는 사육곰들
"우리는 갈곳이 없어요" 한국에서 고통받는 사육곰들
  • 서관민 인턴기자
  • 승인 2020.03.2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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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 뉴스 서관민 인턴기자] 여러 마리의 곰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철창 안에 갇혀 한 방향으로 정처없이 빙빙 돌고 있다. 동물원도 아닌것이 비좁은 철창 안에서 곰들은 수면과 배변을 함께 해결해야만 했다.  이들은 한국에 살고 있는 사육곰들이다.

한국의 사육곰의 역사는 약 40년 가량 지나왔다. 지난 1981년 당시 농가소득의 증대에 대한 방안으로 외국에서 어린 곰들을 수입해 키워 다시 수출하는 방식의 사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1985년까지 타지에 온 곰 들은 한국에서 머물게 되었다. 그러나 1988년 대한민국에 올림픽 개최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을 때 곰을 사육한다는 사실은 국제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일이었다. 결국 정부는 곰을 수입하는것을 전면 중단하게 된다. 물론 지금까지 수입되어 한국에 살고 있는 곰들에 대한 대책은 세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 후 남겨진 곰들은 증식하여 약 15000마리가량 늘어나기에 이른다.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곰들로 하여금 갈곳을 잃게 했다. 수입은 물론 수출도 불가능해진 당시 곰들은 그저 애물단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농가의 입장에서도 어이없는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정부는 10년지난 곰에게서 웅담을 채취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궁여지책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곰들은 좁은 철창안에서 수 십년간 살아왔다. 먹이는 상황에 따라 조절되었고 제대로된 먹이도 아닌 기껏해야 강아지 사료정도를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정부 그리고 사람들의 철저한 외면속에서 곰들은 사육되어졌다. 참고로 곰의 웅담이 합법적으로 채취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현재 곰들이 구조되어 보호될 수 있는 보호센터의 선례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다수 존재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탐다오 국립공원은 베트남 정부에서 부지를 제공받아 동물단체와 시민들의 후원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특별히 곰이 보호받을 만한 장소는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 남아있는 곰들 그리고 적어도 10년이 아직 안된 어린곰들이라도 남은 여생을 곰답게 살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것이 동물 보호단체의 간절한 입장이다. 현재 여러 동물단체는 정부로부터 부지 이용을 촉구하는 제스처를 꾸준히 취하고 있는 상태다. 과연 곰들은 남은 생을 잘 살다가 갈 수 있을까, 녀석들의 거처가 마련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미지 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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