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모아 마시는 루왁커피" 이래도 고급일까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모아 마시는 루왁커피" 이래도 고급일까
  • 서관민 인턴기자
  • 승인 2020.05.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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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 Anim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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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 뉴스 서관민 인턴기자] 작고 좁은 철창안에 갇혀 평생동안 커피열매만을 먹으면서 살아야하는 '사향고양이'는 웃음지을 시간이 없다. 

사치(奢侈)의 사전적 의미는 필요 이상으로 돈이나 물건을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의미만으로 본다면 분명 사치란 부정적인 인식이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사치라는 가치는 꼭 부정적인것으로만 평가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의 사치 즉, 일정한 소비로 인한 사치는 행복감을 주고 이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정도의 차이에 따라서 합리적인 소비인지 과도한 소비인지 또한 판가름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코피 루왁(Kopil Luwak)(시벳커피)은 사향고양이의 똥을 재료로 하고 있다. 근데 이 루왁커피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사치품으로 유명하다.

루왁커피의 가격은 인도네시아 현지 가격으로 1파운드(435g)에 120불에서 600불(한화 15만원~70만원)가까이 하는 고가의 커피이다.

이렇게 고가에 거래되는 이유는 단순히 사향고양이가 배설한 배변으로 커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향고양이가 먹은 커피열매 중 소화되지 않은 온전한 열매를 잘 건조하고 세척한 뒤 볶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러하다.

심지어 아무 사향고양이의 배변으로 커피를 만들 수 있는것도 아니고 오직 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아시아 야자 사향고양이의 배변으로 만이 발효가 가능하기에 더욱 희소성은 높게 평가된다.

루왁커피가 사치품으로 분류되는 주된 이유는 고가에 거래가 되기 때문은 아니다. 그리고 단순히 커피가 비싸다고 사치품이라 치부하기엔 분명 어려움 따른다.

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무분별하게 사향고양이들을 가둬놓고 루왁커피를 강제로 생산해 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인간의 욕심을 위한 그리고 어떤 다른 생명체의 생을 파괴하면서까지 취하는 행복, 이는 과연 합리적인 소비인가 대해서 다시 한 번쯤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마 엄연히 '사치품'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에 '루왁 커피의 추하고 역겨운 진실'이라는 영상을 보면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사향고양이에게 처해진 환경이 얼마나 가혹하고 잔인한지 잘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작은 우리에 갇혀사는 동물원의 동물들 처럼 영상속에 사향고양이들은 같은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는 상동증이라고도 부르는데 일종의 정신병으로 좁은 우리에 갇혀 생활하는 동물들에게 전형적으로 보이는 행동이다.

 

루왁커피의 시작은 지금처럼 절망적이지만은 않았다. 루왁커피는 18세기 초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지역 커피를 재배하던 곳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가난한 농부들은 자신이 수확한 커피를 맛보지 못하고 네덜란드가 세운 동인도 회사가 배불리 먹는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인도네시아에 농부들은 야생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 좋아하여 즐겨먹는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야생의 사향고양이는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 열매들을 골라서 먹어 일부 소화가 되지 않은 채 배설한 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된다.

농부들은 이를 주워서 씻은 다음 커피를 내려 먹었는데 맛이 상당히 좋았다. 이것이 루왁 커피의 시작이다. 물론 현대에 들어서 고급 커피라는 명목으로 루왁커피의 수요가 급증했고 자연스럽게 자연을 자유롭게 거닐며 지내던 사향고양이들을 무분별하게 포획해 강제로 커피 열매만을 먹이는 방식의 농장들이 늘어났다.

아이러니 하게도 시작과 끝이 상이하게 차이를 보인다. 약자를 위한 커피에서 지금은 부를 내세우기 위한 사치품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Moving Anim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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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재적립할 필요가 있다. 자유롭게 풀숲을 돌아다니며 곤충이며 과일등을 먹으면서 살던 사향고양이는 이제 한뼘 정도의 우리에 갇혀 평생을 같은 열매만을 먹고 살게 되었다.

사향고양이는 루왁커피를 생산하기 위한 삶을 살게되었으며 더 이상 루왁커피를 만들 수 없을 때 버려진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가 전세계 고급 백화점과 식당, 카페, 호텔 등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걸까 그리고 이를 진정 고급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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