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치질 (치핵), 국소 마취하여 근치 절제술이 가능한가?
4기 치질 (치핵), 국소 마취하여 근치 절제술이 가능한가?
  • 이상백 기자
  • 승인 2020.07.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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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이상백 기자] 30대 B 씨는 임신 전부터 치질이 있었고 손으로 밀어 넣으면 항문 속으로 들어갔는데, 임신 중에 갑자기 치질이 더 커져서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고, 몹시 아프다. 임신 중에 치질이 아프고 염증이 심하면 산모의 고생뿐만 아니라 태아에게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말이 있어서 수술로 제거하려고 하는데 마취 방법 때문에 고민이다. 전신마취나 척추마취와 같이 마취 범위가 넓으면 태아에게 해로운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하여 국소마취로 수술하고 싶은데, 치질이 너무 크고 심한 경우에도 항문만 국소마취로 수술이 가능한지 알 수 없어서 망설이고 있다. 이에 30년 이상 치질 수술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하루학문외과 서인근 원장을 만나 치질 치료 관련 최신 의학정보에 대해 문답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4기 치질 (치핵), 국소 마취하여 근치 절제술이 가능한가?

A. 예, 가능하다. 항문은 통증에 아주 예민한 부위이므로 마취를 잘해야 치질을 잘라내는 근치 수술이 가능하다. 치질을 잘라내고 봉합하는 근치 수술(폐쇄형 치핵절제술)을 시행하는 미국 대장항문외과학회 회원 중 65.6%가 항문 국소마취로 수술하였다. 수술에 필요한 항문 부위, 즉, 작은 범위만 국소 마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마취 방법이므로 소아, 임신부, 노인도 입원 없이 치질, 치루 수술이 가능하다.
초미세 바늘(30G, 34G)을 사용하여 마취하면 어린이는 살이 부드러워 거의 통증이 없고, 어른은 살이 두터워 털을 잡아당기는 정도의 가벼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일단 마취되면 수술할 때에 통증이 없어서 TV를 시청하거나, 코 골며 숙면하시는 분도 있다.
국소 마취제에 지혈제를 섞어서 사용하면 출혈이 아주 적어서 수술 부위의 조직이 아주 잘 보이고, 따라서 정교하고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문의 원형을 최대한 복원할 수 있다. 수술 후 항문이 정상 모습에 가까워질수록 출혈과 통증이 경미하며 무통주사가 필요하지 않고 먹는 진통제를 처방하여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Q. 심한 4기 치질인데, 무통의 근치 절제수술이 가능한가? 

A. 정도가 심한 4도 치질(치핵)을 잘라내는 근치수술 후 느끼는 통증은 수술 방법과 환자 체질에 따라 다양하다. 수술 후 상태, 즉, 항문 구조와 모습이 정상에 근접할수록 느끼는 통증이 더 적다. 수술 후 아무 느낌이 없다고 하는 환자가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미약한 통증을 느낀다. 완벽한 무통이 아닌 아주 경미한 통증을 느끼는 미통 수술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이다. 즉, 무통주사를 맞지 않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타이레놀 등 경구용 진통제를 복용하여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치질 절제수술(근치 또는 근본 수술)이 현재의 의학 수준에서 가능하다. 실제로, 수술 직후 의자에 앉아있거나 수술 당일 변을 보아도 별로 통증이 없다는 분이 많고, 운전하고 집에 가는 분도 있으며, 심지어 당일 근무하시는 분도 있을 정도이다.

Q. 흔히 치질 수술은 부작용이 흔하다는데, 부작용 걱정 없는 수술이 있나요?

A. 수술로 치질을 제거하고 봉합 즉, 실로 꿰맨 후 상태가 정상 모습에 가까울수록 정상적인 기능을 하므로 부작용 걱정이 없으며, 정상 모습에서 멀어질수록 통증과 항문 협착증이나 변실금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더 많다..

 

Q. 흔히 치질 수술은 재발이 흔하다는데, 재발 걱정 없는 수술이 있나요?

A. 예, 치질은 완치가 힘들고 재발이 많다는 잘못된 상식을 가지는 분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며, 질병의 원인 병소를 잘라내어 확실하게 제거하면 재발이 거의 없는 편이다. 미국 마지어 박사에 의하면  근치적 치질(치핵) 절제수술을 제대로 시행할 경우에 100명 중 1 ~ 2명이 재수술할 정도로 재발률이 아주 낮다.

Q. 흔히 심한 치질은 입원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하는데, 입원 없이 당일 퇴원 수술이 가능한가?

A. 예, 미국 하버드 의대병원 쉘리토 박사, 텍사스 의대 베일리 박사, 국제 대학 대장항문학회를 오랜 기간 이끌어온 펜실베이니아 주립의대 쿱찬다니 박사, 스탠포드 대학병원, 미시간 대학병원,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병원, 위스콘신 의과대학 병원 등 유명한 의사들은 치질 절제 수술 후 입원 없이 당일 퇴원한다. 입원과 통원 치료 기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수술 후의 통증, 요저류, 출혈 등 부작용 및 합병증이다. 통증과 부작용이 심할수록 오래 입원하는 경향이 있고, 통증이 경미하면 조기에 퇴원한다.
과거에는 혈전 제거 등의 간단한 치질 수술의 경우에만 입원하지 않고 당일 퇴원하였고, 복잡한 치질 수술은 입원하였는데, 미국에서는 1980년경부터 심한 치질의 근치적 절제 수술한 후 입원없이 당일 퇴원하였다. 

Q. 치질 (치핵)은 임신 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아이를 다 낳은 후에 수술하는 것이 좋은가?

A. 임신하면 치질이 재발하므로 아이를 다 낳은 후에 치질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환자가 있다. 그런데, 치질은 만성 질병으로 서서히 커지므로 항문 속에 치질이 처음 발생하여 항문 밖으로 보일 정도로 커지려면 대부분 수년 이상 걸린다. 임신하는 1년의 비교적 짧은 기간 중에 치질이 새로이 발생하여 항문 밖으로 튀어나올 확률은 매우 적고, 남아 있던 작은 치질이 임신 중에 커졌다고 보는 것이 훨씬 타당하다. 그 이유는 30년 이상의 제 경험상 임신 전에 치질 수술한 분이 임신과 출산으로 치질이 재발하였다고 찾아오는 분은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결혼 전 또는 임신 전에 치질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임신과 출산 중에 치질 악화를 예방하여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서인근 하루학문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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