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디스크가 있는데, 자연분만은 힘들겠지요?
[의료칼럼] 디스크가 있는데, 자연분만은 힘들겠지요?
  • 연세광혜병원 이원창 대표원장
  • 승인 2020.08.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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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출산예정인 예비 엄마, A씨(32세). 초산에 대한 부담감보다 2년 전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필자를 찾아왔다. 평소 허리가 아프고 무거운 건 전혀 못 드는 상태인지라 자연분만은 언감생심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허리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자연분만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허리디스크가 있는 산모들 중에서도 자연분만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산통을 견뎌 낼만한 몸 상태라면 자연분만을 하는 것 자체가 나쁠 것이 없다. 반대로 허리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면 무리한 욕심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산모와 아기를 위해 옳다고 볼 수 있다.

이원창 대표원장
이원창 대표원장

가임기 여성 허리디스크 환자 중에는 임신을 하면 늘어나는 체중과 배가 척추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임신 자체를 못할까 봐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임신으로 인한 다양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척추에 있는 인대에 부담을 주거나 근육의 안정성이 떨어져 디스크 증상이 악화될 수는 있다. 그러나 꾸준히 관리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디스크 환자의 경우, 출산과정도 다른 산모에 비해 더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통증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출산과정에 접어들게 되면 산모는 허리와 하반신에 힘을 주어 태아가 밖으로 나오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허리에 가해지는 통증까지 견뎌내려면 산모가 배로 힘들 수밖에 없다. 초산이라면 출산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디스크가 돌출된 부위에 압박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시간 역시 길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디스크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임상경험이 많은 척추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척추 상태를 점검해보고 산전・후 관리와 함께 치료가 병행된다면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임신 중에는 태아의 안전을 위해 투약을 삼가야하며, 허리과신전으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좋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 외 복부강화운동 및 안정 등의 보존적 요법이 권유된다. 필요하다면 임신전후라도 비교적 안전한 시기(중기, 즉 4-6개월 사이)에 추간공확장술과 같은 전문적이나 간단한 시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임산부의 50~70%는 허리통증을 경험해 봤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에 가면 검사과정이나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혹시나 아기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치료를 미루는 임산부가 많다. 그러나 임신 중이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신 중 요통은 출산 후 만성 요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출산 후에도 육아로 허리통증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임신 중 관리는 필수다.

도움말: 연세광혜병원 이원창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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