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뉴스 이상백 기자] 만 62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이 26일 시작됐다. 접종을 잠시 중단했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날 접종을 재개했다. 전문가들은 의료기관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예약을 하고 가서 건강 상태가 좋을 때 여유 있게 접종하는 것을 권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와 경북 포항시 등 독감 예방접종을 잠시 보류했던 일부 지자체는 전날 예방접종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이 "독감 백신과 사망 간 연관성이 매우 낮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전문가들과 함께 최근 발생한 사망 사례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심ㆍ뇌혈관 질환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숨진 것으로 백신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해마다 독감이 직접 원인이 돼 숨지는 이가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하는 만큼 객관적으로 입증된 독감 백신에 의한 예방 효과가 훨씬 이롭다고 봤다.
관건은 무료 접종을 시작한 초반 며칠간 일선 의료기관에 접종 대상자가 몰리는 것을 막는 일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 무료 접종을 시작한 지난 19일과 이튿날 접종한 이는 290만명으로 예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만명가량 많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고령층 무료 접종 대상자는 1065만명인데 아직 절반가량은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파 우려를 줄이기 위해 당국은 의료기관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예약하고 가는 것을 권하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익숙지 않은 시스템이다. 접종 대상자의 대기 장소를 구분하는 식의 방안도 권하고 있으나 소규모 병ㆍ의원급에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 혈관이 수축하거나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따라 심ㆍ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아침 일찍 의료기관에 가서 오래 기다리거나 추운 날씨에 밖에서 기다리면 심ㆍ뇌혈관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