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첫 사망, 광주 요양병원 90대 여성 감염 후 사망...국내 첫 사례
오미크론 첫 사망, 광주 요양병원 90대 여성 감염 후 사망...국내 첫 사례
  • 이상백 기자
  • 승인 2022.01.0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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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이상백 기자] 국내 첫 코로나19(COVID-19) 오미크론 변이 사망자가 발생했다. 광주 요양병원에서 사망한 90대 여성 A씨가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 사망한 다른 90대 여성 B씨 역시 오미크론 감염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 사례가 발생하며 경각심이 높아졌다. 방역당국은 두 사례에 대해 고령인데다 기저질환을 보유해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이 빠르면 이달 중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험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부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중증화율이 낮을 수 있단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강한 전파력을 고려하면 더 위험할 수 있다 경고했다.

3일 질병관리청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감염 뒤 사망한 첫번째 사례는 광주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90대 여성 A씨다. A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지난해 10월 말 완료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코로나19에 확진됐고, 27일 사망했다. 이후 30일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됐다.

두번째 사례는 같은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이던 90대 여성 B씨다. 지난해 12월 25일 코로나19에 확진됐고, 29일 사망했다. 오미크론 변이 분석은 하지 못했지만, 연관 사례로 통계에 반영됐다. 지난해 5월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마쳤다.

해당 요양병원에선 지난해 12월 24일 종사자 확진 이후 추가 전파가 이뤄졌다. 해당 시설에서 21명 확진자가 나왔다. 이중 3명이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고, 나머지 18명은 역학적 관련사례로 분류했다.

21명 중 사망자 2명을 제외하면 위중증환자는 없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아마 요양병원에 입원한 90대 이상 고연령자로 기저질환이 있는 점 등이 사망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오미크론 확진이 주로 젊은층에서 발생해 위중증환자가 없었는데, 확진자가 더 늘고 지역사회로 전파되면서 중증도가 높은 취약 집단에 확산될 경우 드물게 사망 사례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델타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는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는 111명으로 누적 1318명이다.

방대본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지속 상승해 지난해 12월 다섯째주 8.8%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오미크론이 곧 우세종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오미크론이 우세종화 될 경우 경증 및 중증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확진자 증가에 따라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수 있다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의료·방역 등 분야별 종합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곧 우세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미크론은 델타와 비교해서 전파력과 위중증률에 큰 차이가 있는 만큼 방역 체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오미크론이 우세화가 된다면 감염 예방에 대한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이젠 보다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를 먼저 찾아내는 게 진단과 역학조사의 첫 번째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해외 사례를 토대로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델타보다 낮다며 입원율은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원 단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영국, 덴마크 등이 높은 예방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확산으로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위중증·사망자 수는 비례해 증가하고 있지 않다"며 "중증도에 대해 최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오미크론의 입원율이 델타의 3분의 1 정도 된다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박영준 팀장은 "국내는 전체적으로 오미크론 모니터링 대상자 수가 많지 않은 편이고 대부분이 60대 미만이라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국내 오미크론 역학적 관련 사례 2000건 이상 중 중증도를 평가할 수 있을 만한 대상은 위중증 1명과 사망 사례 2명뿐"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 뒤 위중증 사례 1명은 해외에서 입국한 70대다. 2차접종을 완료했다. 현재 산소치료를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단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덜 위험하다 판단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위험하다 보고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역시 "정부는 국민 사이에서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경증이란 인식이 널리 퍼질까 걱정"이라며 "중증화율이 아직 명확하게 경증이라고 나온 건 아니고, 상대적으로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코로나19 피해는 감염 규모 곱하기 중증화율·치명률 총 합산 규모로 평가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이 50% 낮아도 감염 규모가 2배가 되면 실질 피해는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하게 중증화율 하나만 볼 게 아니라 전파 속도가 빨라져 발생하는 총 감염 규모가 얼마나 증가하는가, 그리고 중증화율이 얼마나 떨어지는가 등을 함께 봐야 한다"며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가 델타보다 2~3배 빠르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중증화율·치명률은 30%, 혹은 50% 낮다고 하기 때문에 이런 분석을 감안하면 감염 규모가 2~3배 커지면 치명률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위중증환자와 사망자는 더 발생할 수 있단 뜻"이라고 덧붙였다.

손 반장은 또 "오미크론의 피해 심각성이 델타보다 낮다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은 확실하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오미크론으로 인한 실질 피해가 커질 수 있어 고심하면서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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