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경욱의 부캐(부캐릭터) 다나카다. 다나카는 일본 유흥업소 호스트지만, 지명을 받지 못해 온종일 대기하고 있다는 '짠한' 설정이다.
K-드라마로 한국어를 배웠다며 한국어와 일본어를 교묘하게 섞은 '한본어'를 어눌하게 발음한다. '반갑습니다'를 '반가브스무리다','왜 반응이 없어'를 '왜 반응그가 없어'라고 말하는 식이다.
과하게 층을 낸 헤어스타일에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가 박힌 몸에 딱 맞는 티셔츠, 금장 장식의 짝퉁인 명품 허리띠 등 이른바 '세기말 패션'도 웃음을 터트린다. 치명적인 척하는 눈빛과 얼굴 앞에 팔을 교차한 채 손가락을 쫙 펼쳐 보이는 손짓은 트레이드 마크다.
다나카의 인기는 누가 봐도 설정인 게 분명한데 능청스럽게 부캐의 디테일을 살려낸다는 데 있다.
다나카는 일본인이라는 설정에 맞게 안중근의 서사를 담은 뮤지컬 '영웅'은 공포 뮤지컬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독도는 '너희(한국) 땅'이라고 말한다. 또 한국 짜장면 먹는 법을 모른다며 짜장 소스 대신 탕수육 소스를 면에 부어 먹으면서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김경욱 아니냐'는 지적에는 "김경욱은 내 매니저"라고 응수한다.
사실 다나카의 본래 캐릭터인 김경욱은 SBS 공채 6기 개그맨 출신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인기를 끌었고, 동료 개그맨들과 그룹 '나몰라 패밀리'를 결성해 음반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차차 사라지면서 설 자리가 없어졌고, 유튜브를 통해 4년 전 처음 다나카라는 부캐를 탄생시켰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KBS '더 시즌즈'에 출연하는 등 방송사에서 러브콜을 받기까지 김경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나카라는 부캐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라디오 스타'에 나와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하면서 내가 행복하니까 언젠가는 반응이 오겠지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랜기다림의 캐릭터인 다나카는 김경욱 개그맨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해도 될것이다.
이복인 기자. 스타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