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지만 아직 성숙하지 않다. '영화 미성년'
어른이지만 아직 성숙하지 않다. '영화 미성년'
  • 이주빈 인턴기자
  • 승인 2020.03.17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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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륜 진행 중이야. 알아?"
"어떻게 모르냐? 배가 불러오는데..."

 

[스타인뉴스 이주빈 인턴기자] 모든 것이 평범한 여고생 주리 어느 날 아빠가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알고 보니 그 여자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윤아의 엄마였다. 다음날 윤아는 주리를 옥상으로 불러내는데 그곳에서 윤아의 엄마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주리는 어떻게 해서든 이 소식이 자기 엄마의 귀로 들어가지 않고 상황을 해결하고 싶어 했지만 결국 엄마도 모든 사실을 알게 된다. 주리가 아빠를 막아보려고 밥도 먹지 않고 나가자 가면서 먹으라고 맨발로 뛰쳐나와 도시락을 쥐여주는 주리의 엄마 영주의 모습은 짠함을 자아낸다. 한편 윤아는 자기 엄마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데 윤아의 엄마인 미희는 어린 나이에 윤아를 낳고 남편은 죽고 그 남자의 빛을 갚느라 자기 인생은 없었다면서 이제야 여자가 된 거 같다며 자기를 이해해달라고 한다. 주리 역시 불륜을 저지른 아빠가 밉지만 그래도 가정이 지켜지길 바랐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온전히 불륜을 저지른 대원의 잘못인데 딸인 주리와 윤아가 학교에서 싸우기도 하고 이로 인해 상처받기도 한다.

 

 

 

 

영화 미성년은 주리가 아빠인 대원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나 드라마 미디어 속에서뻔하게 다루던 불륜이라는 소재를 지겹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불륜이라는 사건과 왜 불륜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중심을 두지 않고 그 사실을 접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풀어내 나간다. 이런 부분이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주리를 피해 도망가는 대원의 모습, 아빠라고 부르며 쫓아오는 윤아로부터 도망가는 대원의 코믹적인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배우 김윤석, 첫 연출을 맡았는데 그는 오랫동안 영화연출을 꿈꿔왔다고 한다. 김윤석은 한 연극을 보게 되었고 그 연극의 스토리가 매우 맘에 들어 이걸 영화로 만들고 싶어 했고 그래서 그 연극을 만든 작가와 함께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했다고 한다. 사실 김윤석이 배우로 참여했던 영화를 보면 '황해', '도둑들', '타짜-신의손', '암수살인'등 카리스마 있고 무게감 있는 역할이다. 그런 김윤석이 한 없이 가볍고 우유부단한 대원역을 연기했다니 놀랍기도 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운 것은 아니며 성숙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 다는 것, 성년이라는 단어 앞에 미를 붙여 어른이지만 어른답지 못한 어른을 미성년이라는 단어로 잘 나타냈다.

또 이 영화는 주리, 윤아, 대원, 영주, 미희 주인공 5명의 각각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특히 여고생의 입장에서 그 둘의 심리를 잘 그려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100만 관객으로 29만 관객을 기록했다. 비록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흥행에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배우 김윤석의 첫 감독 도전 영화로 인물 각각의 내면을 보여주는 섬세한 연출과 의외의 스토리가 주목할만하다. 앞으로 감독으로써의 모습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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