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뉴스 양경모 기자]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고 '내 생각이 받아들여졌구나' 싶었다."
지난 6월 '그림 대작' 사기 혐의와 관련 무죄 판결을 받은 가수 겸 화가 조영남(75)의 전시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충남 아산갤러리에서 5년만에 첫 개인전을 연데 이어 서울에서 다시 개인전을 펼쳤다.
서울 강남 도산대로길 피카프로젝트 청담본점에서 '아트, 하트, 화투 그리고 조영남'展이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피카프로젝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영남은 "그림 대작 사기 혐의로 송사를 겪으며 설움이 북받쳤다"고 했다. "평생 사기꾼으로 남는건 아닌거 같아 계속 싸웠고, 그 법적 공방이 5년 동안이나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일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호화롭게 미술 전시회를 하겠냐 싶다. (논란 덕분에) 스토리 있는 화가가 된 것 같다"며 "국가가 나를 화가로 키워준 것 같다"는 너스레도 떨었다.
조영남은 지난 2016년 화가 송 모씨가 조영남의 그림을 대신 그려줬다는 의혹에 휘말려 검찰에 기소됐다. 1심 유죄에서 항고 2심에서 무죄가 났다. 또 검찰에서 상고를 해 대법원에 가서 지난 6월 25일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대작(代作) 행위는 창작일까, 사기일까라는 논란으로 뜨거웠었다. ‘왜 속여 파느냐’가 도덕적 쟁점으로 떠올라 조영남에게 치명타를 입혔다.
이번 전시에는 '화투 작가'로 유명세를 얻은 만큼 '화투 그림'을 대거 선보인다. 화투를 그리거나, 붙여넣은 화투 그림은 바둑알, 소쿠리, 태극기 등과 어우러져 '한국적인 팝아트'로 보인다.
'화개장터' 노래로 유명한 조영남은 1973년 인사동 한국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화수'(가수화가)가 됐다.회화, 설치, 조각, 행위예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50여회 전시회를 열었고, 45년간 작업해온 작품은 약 2000여 점에 육박한다고 한다
조영남은 지난 5년간 절치부심하며 그림과 글에 몰두했다고 했다.
무죄판결 기념처럼 그 날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이라는 책을 출간, 동시대 악동의 면모를 보였다.
이번 전시에 이어 조영남은 9월 중순경 다시 개인전을 펼칠 예정이다.
시인 이상을 주인공으로 한 전시다. 그는 시인 이상의 '덕후'로 2010년 시인 이상 탄생 100주년에 맞춰 이상을 재조명한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 책을 출간한바 있다.
지난 5년간 칩거하면서 다시 써낸 '시인 이상 해설서' 출간에 맞춰 서울 청담동 주영갤러리 빌딩에 있는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피카프로젝트 청담본점 전시는 11월3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