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황선우 김제덕 등, 10대들의 선전...형만 한 아우 있다?
신유빈 황선우 김제덕 등, 10대들의 선전...형만 한 아우 있다?
  • 김학철 기자
  • 승인 2021.07.26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타인뉴스 김학철 기자]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각 종목 간판스타들이 줄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수단 최고령이자 최다메달 보유자(금 4, 은2)인 사격 진종오(42·서울시청)를 비롯해 펜싱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 오상욱(25·성남시청), 태권도 간판 이대훈(대전시청), '체조의 신' 양학선(이상 29·수원시청) 등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형님'들의 부진에도 한국 선수단 전망은 어둡지 않다. 10대 '아우'들이 이들 대신 맹활약하며 미래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한국에 첫 금메달은 안긴 양궁 김제덕(17·경북일고)을 시작으로 황선우(18·서울체고), 여서정(19·수원시청), 신유빈(17·대한항공), 안세영(19·삼성생명) 등이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잠재력을 뽐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황선우는 박태환이 갖고 있던 남자 200m 자유형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연합뉴스]
'뉴 마린보이'로 불리는 황선우는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영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로 전체 39명 중 1위로 준결승에 안착했다.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세운 한국 최고 기록을 11년 만에 0.18초 앞당겼다. 세계주니어 기록도 0.34초 단축했다. 100m 반환점을 돌 때까진 세계신기록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했으니 그야말로 '역영'이었다.

황선우는 대표적인 '박태환 키즈' 중 하나다. 박태환이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2008년 수영을 시작했다. 그렇게 입문한 그는 어느덧 자유형 400m와 100m에서도 박태환의 기록을 넘어섰다. 

자유형 200m 세계랭킹 5위 황선우는 26일 오전 10시 37분 16명이 치르는 준결승에 나선다. 8위 안에 들면 27일 오전 열리는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이어 자유형 100m, 단체전인 계영 800m에도 출전한다. 황선우는 경기 후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예상치 못한 기록이 나와 얼떨떨하다. 이 컨디션을 유지해 준결승, 결승까지 기세를 몰아 쭉 가봤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체조 여자 간판 여서정도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를 뒤따라 25년 만에 대를 이어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 진출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아버지를 따라 깜짝 메달 획득까지 가능할지 시선이 쏠린다.

같은 날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 2차시기 평균 14.800점을 획득해 전체 5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들었다. 예선 4위 안에 든 미국 선수 3명 중 2명만 결선에 오르기 때문에 결선에 오른 선수들 중에선 기록이 4번째로 좋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아시아를 제패한 그가 이제 올림픽 도마 결선 무대를 밟게 됐다. 결선은 8월 1일 오후 5시 45분 시작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서정은 "도마만 만족하고 다른 종목은 아쉬웠다. 결선까지 일주일 정도 남았기에 훈련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경기가 끝났으니 이제 아빠한테 전화해봐야겠다"며 서둘러 휴대전화를 챙겼다. 그는 "난도 점수가 높은 '여서정' 기술로 결선을 준비하겠다"는 말로 메달 획득 의지를 드러냈다.

탁구 기대주 신유빈은 41살 많은 베테랑을 맞아 경험의 차이를 극복하고 여자 단식 3회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탁구 신동' 신유빈도 이날 마흔한 살 많은 백전노장 니 시아리안(룩셈부르크)과 벌인 여자 단식 2회전에서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다.

신유빈이 태어나기 21년 전인 1983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니 시아리안은 이번으로 올림픽 무대만 5번째 밟는 베테랑. 신유빈은 경기 초반 니 시아리안의 낯선 플레이 방식에 고전했다. 테이블 구석구석을 찌르는 변칙 플레이에 첫 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반격했고, 결국 7세트에선 압승을 거뒀다.

신유빈은 다섯 살 때 TV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 '무한도전' 등에 신동으로 소개됐다. 2019년 만 14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혔다. 고등학교에 가지 않고 바로 실업팀 대한항공 입단을 선택하는 강단도 보여줬다. 니 시아리안을 상대한 뒤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했음에도 사비로 방역복을 마련한 일, 아버지와 코칭스태프가 나눈 메시지 등이 화제가 됐다. 신유빈은 27일 단식 3회전에 출전한다.

안세영 역시 순항하고 있다. 24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클라라 아수르멘디(스페인)를 2-0으로 가볍게 제압, 올림픽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2세트 8-3으로 앞선 상황에서 잠시 부상을 치료하기도 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던 그는 코트에 무릎이 쓸려 피가 났다. 지혈하고 다시 일어선 뒤 맹렬한 공격으로 상대 실수를 유도, 13점 차 대승을 거뒀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 때 성인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9년 5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을 수상했다. 올 1월 생애 처음 출전한 왕중왕전 격 BWF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도 정상을 찍었다. 세계랭킹 8위로 이번 대회 7번 시드를 받은 그는 조별리그 1위만 나설 수 있는 16강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26일 2차전에 나선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