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올해 한국 초연 공연으로 찾아왔다.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컬로 뽑히기도 한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 이야기 중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대공황 시기 미국과 같이 어둡고 침체적인 지하세계 '하데스타운'을 그리고 있으며, 재즈풍의 넘버가 극의 매력을 더욱 살려준다.
특히, 모든 대사가 노래로 전달되는 송스루 뮤지컬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헤르메스가 1막의 오프닝을 열며 등장하는 인물들을 소개하는데, 2막에서는 이와 유사하게 페르세포네가 밴드 세션을 한명 한명 소개하는 넘버를 부른다. 소개와 함께 객석에서는 함께 박수를 치고, 극에 온전히 참여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뿐만 아니라,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헤르메스와 같은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이 등장하며 여러 은유가 담긴 가사들로 관객들의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실력을 보증하는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 되어 개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며, 6개월 가까이 되는 공연 기간에 우려도 많았으나 극의 촘촘한 짜임새와 중독성 강한 넘버, 안정적인 배우들의 실력으로 현재까지 연일 호평을 받으며 순탄하게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이야기에서 나아가 하데스타운의 노동과 봄이 사라진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어, 극에 대해 훨씬 깊이 있고 무거운 여운을 갖게 만든다. 특히, 초반부 바 형태로 보이는 무대가 2막에 접어들고, 본격적인 하데스타운의 이야기로 넘어가며 확장되는데 이때 무대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되면 마치 석유통 바닥을 표현한 듯한 느낌을 준다.
신화 속에서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지만, 과연 이 극에서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 지 바라보며 극을 관람하는 것도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LG아트센터에서 내년 2월 27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