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기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내어 현재 세계에서 미국과 영국, 일본 다음으로 큰 뮤지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뮤지컬의 구매는 망설여지기 일쑤이다. 1만 원~3만 원 대인 영화 티켓 가격에 비해 높게 책정된 가격 때문이다. 극장과 좌석 등급, 작품에 따라 가격의 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 6만 원~15만 원대로 책정되어 있다. 비싼 뮤지컬 티켓 가격은 뮤지컬 대중화의 방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또다시 뮤지컬 티켓 가격 인상의 분위기가 일고 있다. 서울 중국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 예정인 ㈜쇼노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티켓 가격이 공개되었는데 VIP 가격을 1만 원 올려 16만 원으로 책정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뮤지컬 <웃는 남자>가 주중·주말 차등제를 적용해 15만 원으로 티켓 가격으로 올려 받은 지 불과 2년 만의 일이었다.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더 많은 자원의 투입과 한 작품이 짧은 기간 동안 공연되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특성상 제작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금도 높은 뮤지컬 티켓 가격이 뮤지컬 대중화의 방해 요소로 뽑히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비용에 대한 부담을 관객에게 떠넘기는 방식은 오히려 뮤지컬 시장의 성장에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비교적 적은 인구 규모에도 불구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관객들의 뮤지컬에 대한 애정도였다. 특히 한 공연을 여러 번 반복 관람하는 일명 회전문 관객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뮤지컬 시장을 지킨 장본인이라는 평가 받는다. 하지만 티켓 가격의 상승은 특히 이러한 회전문 관객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가격이 공개된 이후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뮤지컬 가격 책정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으며 트위터에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가격이 공개된 이후 ‘븹석 16만원’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하였다.